“엑소 콘서트 표 있다” 유인뒤 송금하면 잠적 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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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티켓에 아이들이 운다

“영상통화까지 하면서 엑소(EXO) 공연 콘서트 표를 보여 주기에 믿고 돈을 송금했는데…. 사기꾼이라니 정말 속상해 눈물만 나요.”

23∼2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그룹 엑소 단독 콘서트 표를 구하지 못한 청소년들을 상대로 ‘인터넷 표 사기’가 극성을 부렸다. 인터넷에는 청소년들이 엑소 콘서트 표를 구하기 위해 나섰다가 돈만 송금한 채 사기를 당했다는 글이 수십 건 올라왔다.

인천 모 여중 2학년인 김모 양(14)은 최근 네이버 중고나라에 올라 온 ‘엑소 콘서트 티켓 2장, 27만 원 판매’란 글을 보고 상대편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

20대 초반의 남자는 “집이 시골인데 갑자기 일이 생겨 공연을 보러갈 수 없다. 장당 10만 원인 공연 표 2장을 27만 원에 양도할 테니 돈을 송금하라”고 했다. 20대 남자는 김 양과의 영상통화에서 공연 날짜가 25일로 찍힌 표까지 보여주며 김 양을 안심시켰다.

김 양은 23일 20대 남자의 농협 계좌로 먼저 10만 원을 무통장 송금했다. 나머지 17만 원은 표를 받은 뒤 송금하기로 했다.

하지만 24일 오전까지 받기로 한 표가 오지 않았고 판매자에게 휴대전화를 걸었지만 전원이 꺼져 있었다. 김 양은 어렵게 부모에게 이 사실을 털어 놓았다. 김 양은 “제2의 피해자가 또 나올 수 있어 경찰에 신고할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10대 학생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3층의 38구역 10번째 줄 티켓을 사려고 12만 원을 입금했는데 팔기로 했던 사람이 계속 카카오톡을 씹는다”며 엑소 티켓 사기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한 학생은 “(공연 표) 양도 사기는 직거래가 아닌 이상 95%가 사기입니다. 그중에서 네이버 중고나라가 70%죠”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당초 24, 25일로 예정됐던 엑소 콘서트 표는 지난달 16일 G마켓에서 예매했는데 시작 3, 4분 만에 매진됐다. 중국과 일본 팬들도 동시에 접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는 23일 추가 공연을 결정해 추가 예매를 했지만 또다시 금방 매진됐다.

엑소 콘서트 마지막 날인 25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주변에서는 암표가 성행해 2층 좌석은 70만 원, 3층 좌석은 50만 원까지 가격이 치솟은 것으로 알려졌다. 엑소는 이날 오후 1시 반 기자회견에서 “이번 콘서트 표 예매가 대란이었는데 예상했느냐”는 질문에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체조경기장은 23, 24일에 이어 1만4000명의 관객으로 객석이 가득 찼다. 15일 SM엔터테인먼트를 상대로 전속 계약 무효 소송을 낸 멤버 크리스가 무대에 오르지 않았고 나머지 11명이 크리스의 안무와 가창 파트를 나눠 맡았다.

엑소는 2시간 동안 대표곡인 ‘으르렁’ ‘늑대와 미녀’ ‘마마’를 포함해 31곡을 소화했다. 현장에서 표를 구할 수 있을까 싶어 체조경기장을 찾은 3000여 명의 팬은 결국 들어가지 못하고 SM 측이 외부에 설치한 중계스크린을 통해 콘서트를 지켜봤다.

인천=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엑소 콘서트#티켓 사기#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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