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 151억 빼돌려 兪일가 배불려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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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수사]
兪 최측근 다판다 대표의 ‘수법’
컨설팅-상표권 명목 70억대 지급… 계열사 주식 4배 부풀려 매입도

‘하지도 않은 컨설팅비와 상표권료 지급, 아해 사진 초고가 구매….’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 송국빈 다판다 대표(62·구속)가 회사 자금을 불법으로 빼돌린 뒤 유 전 회장 일가에 자금을 퍼준 방법들이다. 송 대표는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76·구속)와 짜고 다양한 수법을 동원해 회삿돈 151억8425만 원을 유 전 회장 일가에게 몰아줬다. 이를 바탕으로 유 전 회장 일가는 미국 뉴욕의 고급 주택에서 살고 프랑스 파리에서 사진전을 여는 등 초호화 생활을 해왔다. 인천지검 특별수사팀(팀장 김회종 2차장)은 21일 송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송 대표는 유 전 회장이 사업자로 등록된 페이퍼컴퍼니 붉은머리오목눈이와 고문 계약을 맺고 매달 1500만 원씩 지급했다. 유 전 회장은 2011년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고문료 명목으로 총 5억8500만 원을 챙겼지만 실제론 아무 역할도 하지 않았다. 송 대표는 유 전 회장의 자녀들에게도 ‘컨설팅비’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억대의 돈을 퍼줬다. 유 전 회장 장녀 섬나 씨(48)가 운영하는 모래알디자인에 디자인 컨설팅비라며 5년 동안 매달 8000만 원씩 총 48억 원을 건넸다. 유 전 회장 장남 대균 씨(44)와 차남 혁기 씨(42)가 최대주주인 아이원아이홀딩스에는 경영 자문료 명목으로 5억3200만 원을 줬다.

송 대표는 유 전 회장 일가가 등록해둔 상표권을 회사 이름이나 제품명으로 써 돈을 주기도 했다. 다판다의 상표권을 갖고 있는 대균 씨에게 매달 매출액의 0.75%씩 주기로 계약을 맺고 13년 동안 총 18억8445만여 원을 안겨줬다. 유 전 회장 일가는 ‘청해진해운’ ‘세월호’ 등 1000여 개의 상표권을 갖고 있어 상표권을 통해 빼돌린 자금은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다판다는 유 전 회장의 프랑스 사진전시회 준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계열사 주식을 3, 4배 부풀린 값에 사기도 했다. 송 대표는 2012년 1∼7월 계열사인 헤마토센트릭라이프 유상증자에 참여해 액면가 1만 원짜리 주식을 3만 원씩 쳐서 총 19억9980만 원어치를 샀다. 헤마토센트릭라이프는 유 전 회장이 찍은 사진을 판매하는 업체다. 이 금액은 2012년 유 전 회장의 파리 루브르 박물관 사진전시회 개최 비용으로 쓰였다. 지난해에는 유 전 회장의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 사진전시회 비용을 대기 위해 계열사 천해지의 5000원짜리 주식을 2만 원에 사서 50억6400만 원을 마련하기도 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유병언#세모그룹#다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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