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외곽조직 이끌던 이창섭 교수, 체육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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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정지 해제 기다려 보은인사?

2011년 박근혜 대통령 후보 지원 조직인 대전희망포럼 대표를 맡은 이창섭 충남대 체육교육과 교수(59)가 3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 한국관광공사 사장에는 박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홍보팀장을 지낸 변추석 국민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58)가 내정됐다.

두 인사 모두 박 대통령의 후보 시절 외곽 조직에서 활동한 경험이 있어 또다시 ‘보은 인사’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 신임 이사장은 1993년부터 충남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한국체육교육학회 회장 등을 지냈고 2004∼2009년 체육진흥공단 비상임이사와 기금운용심의위원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체육진흥공단 신임 이사장 공모 시기’ 때문에 ‘보은 인사’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공단은 전임 정정택 이사장의 3년 임기가 지난해 10월 15일 끝났지만 즉각 공모 절차를 밟지 않았다. 그런데 이 신임 이사장은 2008년 18대 국회의원 선거에 한나라당 후보로 대전 대덕구에 출마했다가 낙선했고, 이때 선거법 위반으로 올 2월까지 5년간 공직을 맡을 수 없는 자격정지 상태였다. 공교롭게도 이 기간이 끝나고 겨우 1개월 뒤인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시로 공단의 신임 이사장 공모 절차가 시작됐다. 신임 이사장에 이 교수를 앉히기 위해 공모 절차를 미뤘다는 의혹을 떨치기 힘든 대목이다.

한편 이날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변 교수는 관광공사 사장 최종 후보 2명 가운데 차기 사장으로 낙점됐다. 주무 부처인 문체부는 이르면 4일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변 교수는 중앙대 시각디자인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부터 17년 동안 광고회사인 LG애드에서 일했다. 2000년 국민대 교수로 임용됐고 디자인대학원장 및 조형대학원장 등을 지냈다.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건 2012년 7월 박근혜 후보 경선 캠프의 홍보·미디어본부장을 맡으면서부터다. 박 대통령의 한글 초성인 ‘ㅂ, ㄱ, ㅎ’을 넣어 만든 웃는 얼굴 디자인이 변 교수의 작품이다. 관광공사와는 2007년 4월부터 1년간 브랜드 광고 자문위원을 지낸 인연이 있다. 자문위원은 한국 브랜드를 외국에 알리는 방법을 조언하는 자리다. 2011년에는 공사의 홍보 간행물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하지만 관광공사 노조는 박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낙하산 회전문 인사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공언한 것을 스스로 어겼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변 교수는 관광이나 홍보 전문가가 아니라 디자인 전문가일 뿐이고, 자문위원 활동은 사장을 맡을 만한 경력은 아니라는 얘기가 공사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양종구 yjongk@donga.com·한우신 기자
#친박#이창섭 교수#체육진흥공단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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