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극 이틀만에 한낮 흉기 살인극… 공포의 ‘강남 느와르’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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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동 아파트 지하 주차장서… 광주서 올라온 30대男 칼 찔려 숨져
경찰, 금전갈등 조폭출신 선배 추적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제과점에서 인질극이 벌어진 지 이틀 만에 강남의 고급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한낮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모 씨(38)가 3일 오후 3시 4분경 서초구 서초동 L아파트 지하 2층 주차장에서 칼에 찔려 숨졌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하 2층 주차장 엘리베이터 앞에서 한 남성에게 칼로 찔린 뒤 100m 가까이 달아났다가 결정적인 상처를 입어 쓰러졌다. 현장에 비산흔(특정 방향으로 튀어 있는 혈흔)이 여럿 있었던 것으로 보아 이 씨가 가해자의 공격을 피해 도망치면서 수차례 칼에 찔린 것으로 추정된다. 서초소방서 관계자는 “한 남자가 얼굴에 피가 흥건한 채 피를 토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며 “현장에 도착해 보니 이 씨가 피를 흘리며 주차장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인근에 있는 서울성모병원으로 이송되던 중 오후 3시 38분경 숨졌다. 사인은 과다출혈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 씨의 고향 선배인 조모 씨(39)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추적 중이다. 조 씨는 이날 숨진 이 씨와 운전기사 이모 씨(34)를 경기 성남으로 불러 점심 식사를 한 뒤 “만날 사람이 있다”며 서초동 L아파트 지하주차장으로 데려갔다. 경찰은 조 씨와 이 씨가 지하주차장에서 함께 내리고 운전기사 이 씨는 차를 몰고 나간 점으로 보아 조 씨가 피해자 이 씨를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광주 전남지역에서 사채업과 예식장업을 해왔다. 이 씨는 지난주 광주에서 운전기사 이 씨와 함께 서울에 올라왔다.

사라진 조 씨와 이 씨는 금전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조 씨가 이 씨에게 돈을 빌렸는데 이 씨가 최근 빚 갚을 것을 독촉하면서 다툰 적이 있다는 것. 경찰은 조 씨가 후배인 이 씨에게 채무 상환을 요구받는 과정에서 모멸감을 느끼고 미리 살해할 것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조 씨가 폭력조직에서 활동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광주=이형주 기자
#강남#흉기살인극#조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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