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귀금속 팔려고 온 법대생, 알고보니…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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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10대 5명 이틀에 한번꼴… 빈집털어 5160만원어치 훔쳐

“서울대 법대생인데 헤어진 여자친구 물건 팔러 왔어요.”

앳돼 보이는 한 남자가 지난해 12월 5일 서울 중구 명동 금은방에 들어서며 금반지 하나를 내밀었다. 다음 날에도 그는 다른 금반지를 들고 왔다. 대학생치고는 어려 보였지만 주인은 크게 의심하지 않고 반지 두 개에 현금 29만 원을 내줬다.

서울대 법대생이라던 남자의 정체는 가출 청소년 A 군(17)이었다. A 군은 인터넷 카페에서 만난 또래 가출 청소년 4명과 의기투합해 서울과 수도권 일대 빈집을 털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4일부터 30일까지 주로 낮에 빈집 15군데에서 현금 200여만 원과 귀금속, 다이아몬드 반지, 카메라, 돼지저금통 등 총 5160만 원어치의 금품을 닥치는 대로 훔쳤다. 이틀에 한 번꼴로 빈집을 털어 온 이들은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하루 숙박료 4만 원짜리 허름한 여관에서 지내며 낮에 훔친 물건을 팔아 밤에 유흥을 즐겼다. 이들은 금은방 두 곳에 귀금속을 팔아 450여만 원을 챙겼지만 다이아몬드 반지 등 대부분의 물건은 팔지 못했다.

A 군 일당의 ‘화려한 일탈’은 한 달도 채 가지 못했다. 서울 광진경찰서는 범행 지역의 폐쇄회로(CC)TV를 추적해 이들 5명을 상습절도 혐의로 붙잡았다고 8일 밝혔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귀금속#법대생#금은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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