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나마 선적 대형 화물선, 포항 앞바다 침몰 9명 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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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베트남인 선원… 8명 구조 2명 실종
中외교부 대변인 “선원 구조에 감사”

경북 포항시 흥해읍 영일만항 앞바다에 정박 중 침몰한 파나마 국적 대형 화물선 선원 19명 가운데 9명이 숨지고 8명이 구조됐다. 나머지 2명은 아직 실종된 상태다. 이 선박에는 벙커C유 106t, 경유 26t 등 132t의 유류가 실려 있었고 이 중 일부가 인근 바다에 흘러나와 기름띠를 형성하면서 환경오염 우려도 나오고 있다.

포항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15일 오후 3시 40분경 영일만항에서 동북쪽 방향으로 약 1km 떨어진 해상에서 중국인 18명과 베트남인 1명 등 19명을 태운 파나마 선적 쳉루15호(8000t급)가 침몰했다. 이날 사고는 배 앞머리 양쪽에 있는 2개의 닻이 해저에 제대로 고정되지 않아 선박이 심한 파도와 강풍에 휩쓸리면서 일어났다. 당시 초속 20∼40m의 강한 바람이 불고 높이 6∼8m의 큰 파도가 쳤다. 화물선은 이리저리 계속 떠밀려 내려가 인근 영일만항 북방파제와 수차례 부딪혔고 결국 배 뒷부분부터 바다에 가라앉으면서 침몰했다. 배 앞머리로 대피하지 못한 일부 선원들은 높은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떨어졌다.

배가 가라앉는 상황에서 겨우 몸을 가눈 선원 7명은 바다에 잠기지 않은 갑판 꼭대기의 돛대에 매달린 채 추위와 악몽에 생사를 넘나들다 16일 오전 5시 반경 해경 헬기에 구조됐다. 비슷한 시간에 다른 생존자 1명은 사고 인근 바다에 표류하다 해경 구조대에 발견돼 목숨을 건졌다. 2일 화물을 싣고 경기 평택항을 출발한 사고 선박은 이틀 뒤 포항 영일만항에 입항해 하역을 마치고 북방파제 밖 해상에서 묘박(항구 밖에 배를 정박) 중이었다.

중국 외교부 화춘잉(華春瑩)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한국이 함정과 비행기를 파견해 바다에 빠진 선원을 구조하고 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포항=장영훈 기자·베이징=고기정 특파원 jang@donga.com
#파나마 선적#포항#화물선 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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