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송전탑 공사 갈등때문에…” 밀양시 가을축제 대폭 축소

  • 동아일보

18일 예정 시민체육대회 취소
대추축제委도 “최대한 간소하게”

한전이 경남 밀양지역 765kV 송전탑 공사를 2일 재개한 이후 반대 주민과 충돌이 이어지면서 밀양시가 가을축제 개최 규모를 크게 줄였다. 밀양시내 주요 도로에는 이달 열릴 예정인 시민의 날 축제와 대추축제를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밀양시는 17일 오전 제18회 시민의 날 기념식에 이어 오후에는 삼문동 야외공연장에서 시민한마당 축제를 연다. 본선에 오른 시민들이 노래 실력을 겨루고 걸스데이, 주현미 등 초청 가수들이 축하공연을 한다. 그러나 밀양시는 18일 삼문동 공설운동장에서 개최하려던 시민체육대회는 취소했다. 송전탑 반대 투쟁을 하고 있는 단장면과 부북면 등 4개 면의 분위기를 고려한 것이다. 밀양시 관계자는 “체육대회에는 모든 읍면동이 참석하도록 돼 있어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예상하지 못한 분란이 일어날까 우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전탑이 집중적으로 들어서는 단장면에서는 26, 27일 제6회 밀양대추축제가 열릴 예정이다. 축제추진위원회(위원장 민병용)는 “대추 생산농민들을 생각해 행사는 그대로 진행하려 한다”며 “다만 지역에서 마찰이 계속 일어나면 개막식을 없애고 음향도 줄이는 등 최대한 간소하게 치를 생각”이라고 말했다. 기관장 등이 참석하는 개막식에서 돌발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단장면은 주민 반대로 공사가 중단된 송전탑이 21기로 가장 많다. 또 한전이 공사를 재개한 8개 현장 가운데 4개(84∼86, 89, 95번)가 단장면에 있다. 경찰도 상당수가 단장면에 파견돼 있다.

추진위는 대추씨 멀리 뱉기, 대추 깨기, 대추떡 치기, 보물찾기, 은어잡기 체험 등을 준비 중이지만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어 고민이 크다. 표충사 관광단지를 비롯해 단장면 일대의 펜션, 민박집, 모텔 대부분은 지원 나온 경찰들이 머물면서 관광객들은 방을 잡기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단장면 대추는 400년 전통을 자랑할 뿐 아니라 당도가 높고 과육이 단단해 명품으로 꼽힌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밀양#송전탑 공사#제18회 시민의 날 기념식#시민한마당 축제#제6회 밀양대추축제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