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원주-강릉 ‘대형마트 평일 의무휴업’ 갈등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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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강원 춘천시의 한 대형 마트 출입구가 굳게 닫혀 있다. 춘천의 대형마트와 대기업슈퍼마켓 7곳은 이날부터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 영업이 제한된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13일 오전 강원 춘천시의 한 대형 마트 출입구가 굳게 닫혀 있다. 춘천의 대형마트와 대기업슈퍼마켓 7곳은 이날부터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 영업이 제한된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 춘천시의 대형 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 7곳이 휴일인 13일 문을 열지 않았다. 춘천시의 ‘대형 유통기업과 중소 유통기업 상생 발전에 관한 조례 개정안’에 따른 조치다. 앞서 춘천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는 매월 둘째, 넷째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정하는 데 뜻을 모았다. 이에 따라 그동안 월 2차례 수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자율 지정해 온 업체들은 앞으로 월 2차례 일요일 영업을 할 수 없다. 또 의무휴업일과 함께 영업 제한 시간도 기존 0시∼오전 8시에서 0시∼오전 10시로 변경됐다.

춘천과 달리 원주와 강릉은 의무휴업일이 일요일이 아닌 수요일로 지정되면서 갈등을 겪고 있다. 전통시장 상인들은 의무휴업 내용을 담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의 기본 취지를 벗어난 결정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 “평일 의무휴업 강행 땐 법적 대응”

원주시는 4일 공무원과 대형 마트, 전통시장 대표 등으로 구성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열고 의무휴업일을 매월 둘째, 넷째 수요일로 결정했다. 협의회는 사전에 대형 마트와 전통시장, 소상공인 대표 등이 작성한 상생협의서를 근거로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시가 최종 결정을 하면 3개 대형 마트와 6개 SSM이 지정일에 영업을 할 수 없다.

그러나 원주 전통시장 상인들은 자신들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은 결정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11곳의 전통시장 상인들은 10일 중앙동 자유상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인들의 의사도 묻지 않고 결정된 평일 휴무제는 원천 무효”라며 “이에 대한 서명 운동과 불매운동, 법적 대응을 적극 펼치겠다”고 밝혔다. 상인들은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에 전통시장 대표가 포함돼 있었는데도 자신들의 주장이 반영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인들이 의무휴업일을 놓고 사전에 의견을 통일하지 못했거나 대표와 시장 상인들 간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박성근 원주시 지식경제과장은 “전통시장과 대형 마트 측의 상생협의서에 의무휴업일을 수요일로 지정하는 안이 포함돼 있어 협의회도 이 같은 결정을 했는데 상인들이 반발해 당황스럽다”며 “협의회 결정은 의견을 행정청에 제시하는 수준인 만큼 더 검토할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

○ 시군마다 의무휴업일 엇박자

의무휴업일이 월 2차례 수요일로 지정된 강릉도 이런 사정은 마찬가지다. 강릉 지역 도소매업자들로 구성된 ‘강릉시 대형 마트 비상대책위원회’는 최근 진정서를 통해 의무휴업일의 일요일 지정을 요구했다. 이들은 진정서를 통해 “강릉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가 각계를 대표하는 인물로 공평하게 위촉돼 진행된 것인지 의심스럽다”며 “대형 마트의 매출이 가장 많은 일요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해 한 달에 두 번만이라도 지역 상권이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는 농협 하나로마트를 제외한 채 대형 마트만 일요일 의무 휴업을 할 경우 효과가 반감된다는 의견이 공감대를 얻으면서 이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강릉의 2개 대형 마트와 4개 SSM은 다음 달부터 의무 휴업이 시행된다.

삼척시는 전통시장상인회와 홈플러스 삼척점이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한 상태라 상생발전협의회에서도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질 개연성이 크다. 방승일 강원도상인연합회장은 “당초 공휴일을 의무휴업일로 지정하는 것이 전체적인 의견이었는데 일부 지역에서 이같이 결정돼 도 집행부로서는 난감하다”며 “조만간 해당 지역 상인대표들과 만나 의무휴업일의 수요일 지정 경위와 문제 해결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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