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의 한 중학생이 ‘술을 마셨다’는 이유로 이 학교 검도부 코치에게 구타당한 뒤 약 4시간 만에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11일 오전 9시 10분경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의 한 주택에서 이 집에 사는 A 군(15)이 방바닥에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어머니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한 달 전까지 한 중학교 검도부에서 활동했던 A 군은 친구 B 군과 함께 이날 오전 1시 반부터 5시까지 청주의 한 고교 체육관에서 검도부 코치 C 씨(41)에게 죽도(竹刀)로 맞은 뒤 귀가했다. B 군은 경찰에서 “C 씨가 A 군의 손목을 두건으로 묶고 죽도를 이용해 200∼300차례 때렸다. A 군이 ‘살려 달라’고 호소했지만 ‘이렇게 맞아도 안 죽는다’며 구타를 멈추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숨진 A 군의 몸에서는 구타 흔적이 발견됐다.
A 군은 10일 오후 10시까지 선배 등 3명과 함께 술을 마시고 귀가했고 A 군 어머니가 C 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이 술을 마시고 왔으니 훈계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C 씨는 “A 군 어머니로부터 연락을 받고 두 학생을 체육관으로 불러 몇 차례 때린 뒤 훈계하고 귀가시켰다”며 폭행 사실을 인정했다.
흥덕경찰서 관계자는 “C 씨와 A 군 어머니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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