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학교폭력 상처, 뮤지컬로 치유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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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찰청 샌드아트 공연 ‘한아이’… 10월말까지 초중고교생 3600명 초청

7일 부산경찰청 1층 대강당에서 공연된 학교폭력예방 뮤지컬 ‘한아이’. 이날 참석한 초중고교생 400여 명은 “혼자이고 싶지 않다”는 출연진의 대사에 공감하는 듯 큰 박수를 보냈다. 부산경찰청은 이달 말까지 3600여 명의 초중고교생을 초청해 12회 공연을 펼친다. 부산경찰청 제공
7일 부산경찰청 1층 대강당에서 공연된 학교폭력예방 뮤지컬 ‘한아이’. 이날 참석한 초중고교생 400여 명은 “혼자이고 싶지 않다”는 출연진의 대사에 공감하는 듯 큰 박수를 보냈다. 부산경찰청은 이달 말까지 3600여 명의 초중고교생을 초청해 12회 공연을 펼친다. 부산경찰청 제공
문화예술분야 예비사회적기업 ㈜문화CONG이 만든 뮤지컬 ‘한아이’ 공연이 경찰과 학교, 학생들에게 학교폭력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이 뮤지컬은 학교폭력의 상처를 가진 주인공이 치유받는 성장통을 샌드아트(투명한 조명판 위에서 모래를 손으로 뿌리거나 지우는 기법)로 표현한 70분짜리 공연.

부산경찰청은 7월 경성대 예노소극장에서 이 뮤지컬 공연이 성황리에 끝나자 제작사와 공연 계획을 추진했다. 경찰과 학교, 학생들이 함께 학교폭력에 대해 고민해 보자는 취지에서 부산경찰청 1층 대강당에 초중고교생을 초청해 공연을 벌이기로 한 것.

7일 오후 첫 공연은 문현초등 수영초등 광안중 한바다중 등 6개교 400여 명의 학생이 관람했다. 이들은 “나를 이해해 주고,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그런 친구가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힘겹더라도 ‘세상은 살맛 난다는 것을 함께 느끼고 싶다’”는 주인공의 말에 박수를 보냈다. 모두가 “혼자이고 싶지 않다”는 말에 공감하는 듯했다.

8일 오후 2, 4시 공연에는 세정상고 동의중 장산초등 등 6개교 300여 명이 봤다. 허남식 부산시장, 김석조 부산시의회의장, 임혜경 교육감, 신용선 부산경찰청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학교폭력 근절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부탁하기 위해서였다.

신 청장은 “학교폭력은 우리 사회가 공동책임을 지고 해결해 나가야 할 문제”라며 “학생들도 주변 친구들이 소외받거나 고통받지 않도록 사랑과 관심을 베풀어 달라”고 부탁했다.

허 시장은 “여러분이 친구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위로와 희망이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임 교육감은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는 교육기관은 물론이고 지역사회와 관련 기관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연 후에는 배우와 학생, 기관장이 한목소리로 ‘학교폭력 멈춰’ 구호를 외쳤다. 공연을 관람한 김모 군(14)은 “뮤지컬을 보면서 다른 친구를 잘 이해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부산경찰청은 이달 말까지 12회의 뮤지컬에 3600명의 초중고교생을 초청하고 기념품을 증정할 예정이다.

“나를 부르는 소리에 뒤돌아보니 같은 반 친구가 서 있다. 우리는 같이 수다도 떨고, 밥도 먹고, 함께 집에 갔다. 외롭지 않아서 참 좋다. 이번 학기엔 좋은 일만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며 6명의 출연진이 재능기부로 마련한 뮤지컬이 막을 내리자 학생들은 손에 손을 잡고 하나가 됐다.

한편 올 들어 9월 말 현재까지 부산지역에서 발생한 학교폭력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4%가 줄어든 880건으로 안정화 추세로 접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부산경찰청과 부산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교전담경찰 24명을 배치했다. ‘후배자녀사랑 안전드림팀’ 310명 운영, 인형극, 카톡 상담 등 학생 눈높이에 맞는 예방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뮤지컬#학교폭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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