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내 글이 책으로 나오니 자신감 생기고 신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9일 03시 00분


대구 ‘학생 저자’ 3명 서울 교육부 방문… 서남수 장관 “쉬운 일 아닌데 대단”

대구의 학생 저자들이 교육부 장관을 만나 직접 쓴 책을 선물했다. 왼쪽부터 전윤정 김견숙 교사, 최호정 양(경북여고), 서남수 장관, 최다희 양(천내중),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윤상호 군(성광고), 한준희 대구시교육청 장학사. 대구시교육청 제공
대구의 학생 저자들이 교육부 장관을 만나 직접 쓴 책을 선물했다. 왼쪽부터 전윤정 김견숙 교사, 최호정 양(경북여고), 서남수 장관, 최다희 양(천내중), 우동기 대구시교육감, 윤상호 군(성광고), 한준희 대구시교육청 장학사. 대구시교육청 제공
“어서 오세요. 학생 저자들을 보니 반갑고 기쁩니다.” “장관님께 우리가 쓴 책을 선물하니 정말 기분이 좋네요.”

17일 오후 5시 50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16층 교육부 장관실. 서남수 장관은 대구에서 온 학생 3명과 교사 2명, 장학사와 교육감을 반갑게 맞았다.

서 장관이 일정을 조정하면서까지 학생 손님을 특별히 맞이한 이유는 이들이 책을 정식으로 발간한 ‘저자’이기 때문이다. 서 장관은 “청소년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격려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날 서 장관에게 올해 펴낸 학생 저서 21권과 교사 저서 9권을 선물했다.

학생들은 장관과 마주한 자리에서 당당하게 자신들의 생각을 밝혔다. ‘똑똑, 문 좀 열어주실래요’를 펴낸 경북여고 3학년 최호정 양은 “대학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하고 싶다. 1학년 때 책을 냈는데 이번에 다시 펴내니 자신감이 생기고 힘이 난다”고 말했다. 경북여고는 1학년 전원이 책 쓰기 동아리 활동을 하고 있다. 동아리를 지도하는 전윤정 교사는 “처음에는 부담스러워하던 학생도 1년 정도 노력하면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화원초등학교 6학년 때 ‘친구랑 책 쓰기, 이렇게 해봐요’를 쓴 뒤 중학생이 된 최다희 양(천내중 1학년)은 “친구들과 함께 책을 만들면서 서로를 많이 이해하게 됐다. 그 내용이 책으로 나와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성광고 1학년 윤상호 군은 ‘수학 이야기로 수다수다’의 저자다. 대부분의 학생이 어렵게 여기는 수학을 이야기(스토리텔링)로 풀어 수학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고민한 내용을 담았다.

대구시교육청이 교육부 장관에게 책을 선물한 이유는 책 쓰기가 독서교육의 꽃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우동기 교육감은 “최근 교육청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학생과 교사, 학부모들이 무척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교육부가 알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추진했다”고 말했다.

대구책쓰기교육 교사지원단 팀장인 김견숙 교사(화원초교)는 서 장관에게 “학생과 교사들이 힘을 모아 책을 내고 마련한 출판기념회가 정말 감동적이었다. 더 열정적으로 아이들 책 쓰기를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서 장관은 “교사들의 열정이 교육의 중심”이라고 화답했다.

대구시교육청은 2005년부터 40만 초중고교생이 모두 아침 수업 전 10분 동안 책을 읽는 ‘아침독서 10분 운동’을 시작했다. 읽기 교육을 계기로 대구 초중고교에 450개 책 쓰기 동아리와 490개 토론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 10권, 2011년 19권, 지난해 18권, 올해 30권(교사 9권 포함)이 출판됐다. 대부분 동아리 학생들이 함께 쓰기 때문에 전체 학생 저자는 400여 명이다. 대구시교육청은 12월 20∼22일 출판된 책과 학생 저자들이 함께하는 책 축제를 연다. 한준희 독서교육담당 장학사는 “읽기를 기본으로 책 쓰기가 활발해야 독서교육이 진정한 경쟁력을 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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