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베 간 재벌 2세의 고백…‘누구냐, 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0일 17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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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재벌2세라고 소개한 누리꾼이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 사진출처=일간베스트 저장소 ‘명품남’
자신을 재벌2세라고 소개한 누리꾼이 커뮤니티에 올린 사진. 사진출처=일간베스트 저장소 ‘명품남’
'재벌 2세'라고 자신을 소개한 한 누리꾼의 글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3일 '명품남'이라는 닉네임의 누리꾼이 일간베스트 저장소(이하 일베)에 고가의 외제차 다섯 대와, 명품 시계, 접이식 자전거, 새로 산 집, 고가 브랜드 핸드백 사진을 올리고 자신이 재벌 2세라고 주장했다.

명품남은 "이딴 걸로 자랑 안 하는데, 요새 일베에 가끔 들어와 보면 돈 가지고 있네 없네 난리치는 꼴이 한심해서 글을 쓴다"고 말했다.

그는 "너희들이 매일 TV나 영화 같은 데서 보는 재벌 2세의 삶이 어떤지 보여주려고 올린다"며 "내 나이 30대 초반, 벤츠, 람보르기니, 아우디, 벤틀리 등 슈퍼차와 시계 모으는 게 취미다"라고 소개했다.

이 글이 일간베스트에 오르자 그는 17일 '재벌 2세다. 일베 간 기념으로 시계 인증이랑 내가 살아온 썰 푼다"라는 제목으로 두 번째 글을 올렸다.

그는 "나는 어릴 때부터 다양한 것을 보고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지만 통제에 연속에 살았다"며 "유치원 같은 거 다닌적 없고 집에서 과외만 받고 살았다. 6시 반에 일어나서 씻고 7시에 정확히 가족식사했다. '돈의 맛'이란 영화에서 가족식사 신하고 어린 남자애가 큰 방에서 혼자 자는 장면을 감명 깊게 봤는데 다 내 얘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과외라고해서 별다른 게 아니라 나도 일반인들처럼 국어랑 산수, 영어 배웠다. 중학교 때부터는 상식 밖의 교육을 받긴 했지만 초등학교 졸업까지는 악기, 수영, 미술 같은 다양한 예체능을 배웠고 나도 흥미를 느꼈었지만 재능이 있는 건 별로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초등학생 때부터 환경이 비슷한 재벌가 2세끼리 주말마다 사교모임을 했는데, 당시만해도 아버님 친구들 자식 정도로만 알았다. 중학교 때부터 그 모임이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단순하게 노는 과정이라고 생각될 수 있지만 그 안에 프로그램을 다시 떠올려보면 모두 잔인한 사회의 룰을 아이들에 맞게끔 풀어서 교육프로그램을 짰던 것"이라며 "작은 아르바이트를 시켜서 달란트를 얻게 하고, 달란트 액수에 따라 재밌는 놀이나 신기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어릴 적 사교 모임에서 두 살 많은 형이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집안이 무너졌다"며 "그 형이 대학도 안 가고 외국으로 가서 안 해 본 일 없이 산전수전 다 겪었다는데, 지금 말만 하면 다 아는 기업의 오너다. 그 사람도 돈 버는 방법을 어릴 적 배워서 안 것이다"이라고 했다.

그는 "나중에 자식 낳고 부자 만들고 싶으면 어릴 때부터 사회와 돈에 대해서 단계적이고 효과적으로 가르치는 걸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글은 인터넷 커뮤니티 여러 군데로 퍼지며, '재벌 2세의 고백'이라는 제목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재벌 2세 고백이 부럽긴 하지만, 열등감이 폭발할 만큼은 아니다", "실제로 네가 나보다 재벌일지는 모르지만, 여기선 내가 너보다 더 병O이다", "네가 말하는 사회와 돈에 대한 관념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진 교육인거냐?", "니 사는 게 그냥 잔잔하고 심심하노? 교육판 바꾸는 일에 관심 좀 가져라. 평생 돈에 대해 못 배우는 사람이 많아 좌파 사상이 퍼지는 거다", "그래봤자, 본인 힘으로 이룬 게 있으려나?", "나이로 유추해보니, OO나 OO그룹 자제 같다"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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