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 신부 헷갈렸다” 결혼식장 축의금 ‘슬쩍’ 60대 들통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9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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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2시 40분경 서울 마포구 도화동 한 호텔 예식장. 축하객으로 가득 찬 예식장 복도에 양복을 차려입은 노신사가 어슬렁거렸다. 노신사는 지인을 찾는 듯 복도를 몇 번 왔다갔다 하다가 신부 쪽 축의금 접수창구로 다가갔다.

"내 정신 좀 봐. 신랑 쪽에 줘야하는 축의금을 신부 측에다가 내버렸네."

축의금 봉투를 정리하느라 분주했던 신부 측 관계자는 그의 말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노신사는 자신이 잘못 냈다는 축의금 봉투에 슬며시 손을 댔다. 그는 신부 측 관계자들이 정신없는 틈을 타 봉투를 세 개나 집어 올렸다. 봉투 속에는 모두 합해 현금 15만 원이 들어있었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봉투를 챙긴 그는 축의금을 양복 안쪽 주머니에 슬쩍 넣고 뒤돌아 걸어갔다.

노신사의 행동을 수상하게 여긴 신부 쪽 가족이 그를 불러 세웠다. 처음에 시치미 떼던 그는 가족들이 계속 추궁하자 범행 사실을 털어놓았다. 붙들린 노신사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넘겨졌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결혼식장에 하객으로 위장해 방문한 뒤 축의금을 훔치려 한 혐의(절도)로 윤모 씨(61·무직)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축의금#하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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