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공사’ 주민 격렬 저항… 12명 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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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정 “주민 만족할 수준 보상할 것”

한전이 경남 밀양시 고압 송전탑 공사를 재개한 지 3일째인 22일 현장에서는 경찰과 지역 주민이 충돌하면서 6명이 다쳤다. 이로써 부상자는 12명으로 늘었다.

한전은 이날 밀양시 단장, 상동, 부북면 등 3개면 4개 마을 6곳에서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일제히 공사를 시작했다. 오전 3시 50분경 밀양시 단장면 고례리 바드리마을 백마산 꼭대기 부근 88번 송전탑 건설 현장에서 한전이 굴착기를 이용해 터 닦기 작업을 하려 하자 주민들이 굴착기 아래로 들어가 격렬하게 저항했다. 경찰이 주민들을 끌어내는 과정에서 박모 씨(60·여) 등 2명이 굴착기에 머리를 부딪히면서 쓰러져 소방헬기로 이송됐다.

한전은 이날 오후 2시경 부북면 위양리 위양마을 127번 송전탑 현장에 헬리콥터를 동원해 자재 수송을 시도했다. 주민들은 현장에 쌓아둔 자재에 몸을 묶고 저지에 나섰다. 주민과 한전 직원 간 몸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위양마을 권모 이장(76)과 정모 씨(73·여) 등 주민 4명이 다쳐 병원으로 실려 갔다. 일부 할머니는 옷을 벗고 ‘알몸 시위’도 벌였다. 김모 씨(82)는 분신자살을 준비했으나 경찰과 한전 직원이 사전에 말려 불상사는 없었다. 송전탑 반대 대책위 이계삼 사무국장은 “한전은 공사를 중단하고 찬반 양쪽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만들어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새누리당과 정부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를 갖고 밀양 송전탑 문제 해결을 위해 주변 지역 지원법을 6월 국회에서 추진하기로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여상규 의원은 당정협의 직후 브리핑에서 “송·변전시설 주변 지역에 대한 보상 및 지원 확대를 위한 법률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최우선 처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여 의원은 예산 규모에 대해서는 “세부적인 내용은 주민들과 협의를 통해서 주민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밀양=강정훈 기자·길진균 기자 manman@donga.com
#밀양#송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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