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반구대 암각화 임시제방 설치 반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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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심각한 피해줄 가능성”… 반가사유상 美전시에도 부정적

문화재청(청장 변영섭)이 여당을 중심으로 정치권에서 제시한 울산 반구대 암각화(사진) ‘임시제방 설치안’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나타냈다.

▶본보 1일자 1면… 울산 반구대암각화 보존 위해 임시제방 쌓는다

문화재청은 16일 ‘반구대 암각화, 최선의 보존방안을 찾아야 합니다’라는 보도자료에서 “현재 암각화 상황에선 어떤 제방을 설치하든 심각한 피해를 줄 가능성이 있음을 관계 전문가들이 지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암각화 암석은 진흙이 퇴적돼 만들어진 이암(泥巖·shale)으로 물에 취약한 성질”이라며 “매년 4∼7개월간 침수와 노출이 반복되면서 훼손이 진행 중”이라고 우려했다.

이 같은 발표는 최근 함인선 한양대 건축학과 교수의 ‘케네이택 댐’ 건설을 제안할 계획이던 새누리당과는 상당한 시각차를 보여준다. 케네이택 댐이란 조립식 구조로 댐 형태의 투명 막을 만들어 물을 차단하는 것.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도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당 차원에서 하 교수가 제안한 안을 보고받았는데 새로운 구조라 경청할 내용이 많다”며 “문화재청에 함께 고려할 것을 제안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 청장은 16일 기자간담회에서 “정부기관으로서 의견을 제시했을 뿐 반대나 대립으로 비치면 곤란하다”면서도 “임시 제방은 검증이 되지 않아 암각화 침수를 100% 막을 수 있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대책 마련을 위해 “관련 기관들과 다각도로 상의하겠다”면서도 수위를 낮추는 방안을 설명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대곡천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는 기존 방침을 바꿀 뜻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밝힌 셈이다.

한편 변 청장은 최근 논란이 된 국보 제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의 미국 뉴욕 전시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변 청장은 “소중한 국보가 너무 자주 해외로 나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취임 전부터) 추진돼 왔던 사안이라 꼭 나가야 한다면 비교적 해외전시가 덜했던 제78호 반가사유상으로 대체할 것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10월부터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메트로폴리탄박물관에서 제83호 반가사유상을 비롯한 국보 12점 등을 선보이는 특별기획전 ‘황금의 나라, 신라’전을 개최할 예정이었다.

정양환·이승헌 기자 ray@donga.com
#울산#반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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