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아대 축구부 ‘51년 드리블’ 멈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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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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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신입생 모집 중단 파문 확산

동아대 축구부 선수 학부모 60여 명은 28일 부산 사하구 하단동 동아대 승학캠퍼스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축구부를 살려내라며 항의집회를 열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동아대 축구부 선수 학부모 60여 명은 28일 부산 사하구 하단동 동아대 승학캠퍼스 정문 앞에서 피켓을 들고 축구부를 살려내라며 항의집회를 열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밀실행정 중단하고 전통의 축구부 해체를 즉각 중단하라. 축구부 특기생을 충원하라.”

28일 오전 부산 사하구 하단동 동아대 승학캠퍼스 정문. 동아대 축구부 선수 학부모 60여 명이 피켓을 들고 동아대의 축구부 해체 결정에 항의했다. 이들은 총장실 앞에서도 총장 면담을 요구하며 결정 철회를 촉구했다. 올해 아들이 동아대 축구부 특기생으로 입학한 김모 씨(52)는 “대학 측이 축구부 입학생을 뽑지 않기로 결정한 것은 축구부 해체와 다를 바 없다. 아들의 미래를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따졌다.

동아대는 지난해 10월 29일 체육진흥위원회를 열고 단체종목 축구부, 개인종목 유도부의 2014년도 체육특기생을 뽑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위원회는 입학, 체육, 재무, 건설, 학생부 등 학교 관계자 9명으로 구성돼 있다. 당시 이 같은 결정은 8개의 운동부 가운데 축구부와 유도부가 최근 3년간 성적이 저조했기 때문이었다. 학부모들에게는 2013년도 신입생 입학이 확정된 이후인 지난해 11월 15일 통보했다.

최영일 김태영 윤정환 씨 등 스타플레이어를 배출하며 전국 최강의 실력을 자랑하던 51년 역사의 동아대 축구부는 최근 3년간 전국대회에서 4강에 두 번밖에 들지 못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하형주 씨(현 동아대 교수)가 금메달을 딴 것을 비롯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유도팀도 최근 부진을 거듭했다.

황규홍 동아대 대외협력처장은 “지방대가 살아날 방안을 찾다 보니 학제 개편과 학과 통폐합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운동부 역시 최근 성적을 기준으로 성적이 부진했던 축구와 유도는 내년도 신입생을 뽑지 않기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부모들은 “갑자기 특기생 모집을 중단하는 것은 남아 있는 선수들의 진로까지 위협하는 것”이라며 “학교 측이 골프, 요트부를 창단할 계획을 갖고 있는 것을 볼 때 이번 결정은 공정성이나 합리성이 결여됐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은 이날 정치권과 정부, 체육계 등에 축구부 존치를 위한 호소문과 건의문을 보냈다.

한 지역 체육계 인사는 “이번 동아대의 결정으로 지역 체육계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동아대 축구부는 올해 신입 특기생 9명을 비롯해 30명으로 구성돼 있다. 13년간 모교 축구팀을 이끌던 최영일 감독이 최근 해임되고 백승우 감독이 선임됐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동아대#축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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