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우리 총장님은 캠퍼스 홍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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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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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총장들 ‘소통’ 행보… 학생들에 커피 타주고 휴게실에도 나타나 불편사항 챙겨

지역 대학 총장들이 권위를 내려놓고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사진은 홍덕률 대구대 총장(오른쪽)이 기숙사 식당을 찾아 학생에게 직접 배식해 주는 모습. 대구대 제공
지역 대학 총장들이 권위를 내려놓고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사진은 홍덕률 대구대 총장(오른쪽)이 기숙사 식당을 찾아 학생에게 직접 배식해 주는 모습. 대구대 제공
지역 대학 총장들이 학생들에게 다가가는 ‘소통’에 한창이다.

홍덕률 대구대 총장은 학생들 사이에서 ‘커피 타주는 총장’으로 불린다. 2010년부터 시험기간이면 중앙도서관 앞에서 직접 커피나 녹차를 만들어 학생들의 손에 쥐여 준다. 지난해 기말고사 때는 아침을 거르고 등교하는 학생들에게 햄버거 800개를 나눠줬다. 며칠 전 입학식 때는 교직원 30여 명과 함께 정문에 나가 새내기들을 맞았다. “축하해요. 열심히 공부 합시다” 같은 말을 건네고 대학생활 안내책자도 일일이 나눠줬다. 신입생 유상준 씨(19·재활심리학과)는 “입학하는 날 총장님과 악수를 하고 격려 받으니 기분이 좋다. 열심히 해서 알찬 대학생활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홍 총장은 수시로 학생들을 만난다. 종종 학생식당을 찾아 밥을 퍼주고 불우이웃돕기 연탄배달에도 동참한다. 1월에는 총학생회 연수회장을 방문해 ‘학생이 행복한 대학’을 주제로 즉석 강연을 하기도 했다. 최보규 총학생회장(26·관광경영학과 4년)은 “학생들과 자주 부대끼는 총장님 덕분에 캠퍼스 분위기가 훨씬 밝고 좋아진 것 같다. 학생으로서 대학 발전에 책임감도 더 생긴다”고 말했다. 홍 총장은 “학생들이 자부심을 갖고 삶을 가꾸는 대학생활은 매우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 돼야 한다. 학생 한 명 한 명이 대학의 미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노석균 영남대 총장은 최근 영천성덕수련원에서 열린 새내기 배움터를 깜짝 방문했다. 문과대 신입생 600여 명을 환영하는 행사장을 교수 16명과 함께 찾아 분위기를 돋웠다. 지난달 취임한 노 총장은 “저는 영남대 총장으로서, 여러분은 영남대 학생으로서 올해가 큰 의미가 있도록 노력하자. 여러분이 우리 대학의 주인이라는 점을 늘 생각하면서 공부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정영 문과대 학생회장(24·국어국문학과 3년)은 “총장님이 직접 환영회에 와서 신입생들을 격려한 것은 처음이다. 후배들에게 멋진 자극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철 대구가톨릭대 총장은 지난달 취임하기 전에 학생들부터 만났다. 학생회관과 총학생회 및 총동아리연합회 사무실, 여학생 휴게실 등을 찾아 대화했다. 교내 헬스장을 방문해서는 요가 등 학생에게 필요한 프로그램을 많이 개설해줄 것을 당부했다. 전원재 부총학생회장(23·IT공학부 3년)은 “총장님이 학생회관을 찾아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주니 친근하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신일희 계명대 총장은 특별한 행사가 없는 날은 학생들과 점심을 자주 한다. 학생들이 캠퍼스에서 느끼는 하나하나가 대학의 역할과 발전에 대한 소중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달에는 대학 알림이 역할을 하는 홍보 도우미들과 점심을 하기로 했다. 도우미 대표 여수진 씨(20·여·호텔관광학과 3년)는 “학교 발전에 필요한 건의를 많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지역 대학#총장#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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