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단체문자… 안 보내느니만 못하답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9일 03시 00분


직장인 대상 ‘설 선물’ 설문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좋은 일만 있기를 기원합니다.”

“어, 부장님도 홍 대리에게 새해 인사 문자 받으셨네요. 저한테 온 것이랑 똑같은데요.”

보험사에서 일하는 홍모 씨(29)는 설 연휴를 앞두고 직장 상사들에게 신년 인사 문자메시지를 보냈다가 핀잔만 들었다. 같은 메시지를 여러 사람에게 보낸다는 것을 들키지 않으려 ‘김 부장님’ ‘박 차장님’ 같은 문구를 곁들였지만 소용이 없었다. 마침 회의를 하던 상사들의 휴대전화가 한꺼번에 울려 단체 메시지를 보낸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명절을 앞두고 홍 씨처럼 같은 내용의 단체 메시지를 보냈다가는 역효과를 볼 수도 있다. 동아일보가 지난달 29일부터 4일간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함께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설 연휴 중 가장 받고 싶지 않은 선물로 ‘무성의한 휴대전화 문자나 메신저 메시지’를 꼽았다. 20∼50대 남녀 직장인 442명 중 121명(27.4%)이 그렇게 응답했다.

전우영 충남대 교수(심리학)는 “선물의 가치는 주는 사람이 많은 노력을 기울일수록 높아진다”라며 “이런 의미에서 단체 문자는 선물로서의 가치가 무척 낮다”라고 설명했다. 심지어 받는 사람에게 ‘(문자를 보낸 사람이) 나에게 최소한의 노력만 기울인다’라는 부정적 인식을 심어 줄 수도 있다.

안 주느니만 못한 선물 중 2위는 ‘나와 전혀 상관이 없어 쓸모가 없는 선물(24.9%)’이었다. 특히 나이가 어릴수록 자신의 취향에 맞지 않는 선물에 대한 거부감이 심했다. 50대 직장인들은 17.4%만이 이 항목을 선택했지만, 20대의 선택 비율은 35.8%나 됐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에 비해 단체 문자메시지(16.3%)보다 자신에게 쓸모없는 선물(35.5%)을 더 싫어했다. 남성의 응답 비율은 정반대(각각 30.2%, 16.3%)였다.

한편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는 ‘설 연휴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각종 상품권’(45.1%)을 택했다. 자신이 원하는 때에 원하는 제품으로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적절한 선물을 고르려면 상대방의 나이와 성별을 꼼꼼히 고려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0대 이상, 부장급과 임원급 직장인들은 직장 후배에게서 받고 싶은 선물의 기준(복수 응답)으로 실용성보다는 ‘진심’을 택했다. 50대 이상 직장인의 60.9%, 부장급의 59.3%, 임원급의 57.1%가 선물에 담긴 진심이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다. 반면 20대의 62.8%, 30대의 48.4%는 ‘실용성’을 1순위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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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 기자 kaki@donga.com
#직장인#설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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