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고통 분담”… 속속 등록금 인하-동결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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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경북 대학들 잇단 동참

대구 경북지역 대학들이 올해 등록금을 내리거나 동결하고 있다. 학부모와 학생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고통을 분담하자는 취지에서다. 일부 대학은 장학금을 지난해보다 확대하고 있으며 아직 등록금을 결정하지 않은 일부 대학도 동결 수준으로 동참하겠다는 분위기다.

등록금 인하 분위기를 이끈 대학은 계명대. 24일 지역 4년제 대학 중 가장 먼저 등록금 0.2% 인하를 결정했다. 이 대학은 2009년 이후 매년 등록금을 동결한 데다 지난해에는 3% 내렸다. 재정적인 여유가 없어 동결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소폭이지만 인하 결정을 했다. 대학 측이 재정 상황을 학생회 간부들에게 설명하고 머리를 맞댄 결과였다.

학교 사정을 알게 된 학생들도 동참했다. 학생 스스로 장학금의 1%를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해 내놓겠다고 하자 대학 측은 지난해 에너지 절약운동 등을 통해 모은 3억여 원 만큼 등록금을 내리기로 한 것이다. 계명대 관계자는 “재정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학생들이 경제적 부담으로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장학금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경북대와 대구가톨릭대는 등록금을 0.5% 내린다. 경북대는 2009년부터 3년간 등록금을 동결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5% 내렸다. 대구가톨릭대는 2009∼2011년 등록금을 동결한 데 이어 지난해는 3% 내렸다.

경일대도 올해 등록금을 동결하기로 했다. 2009∼2011년 등록금을 동결했고 지난해는 5% 내린 데 이어 올해는 장학금을 20% 확대해 학생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안동대는 0.2% 내리고 금오공대는 동결했다.

영남대와 대구대 역시 동결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대구대는 3년 동안 등록금을 동결하고 지난해 3% 내렸다. 지난해 2.5% 내렸던 영남대는 다른 대학의 분위기를 고려해 동결하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전문대들도 속속 등록금 동결을 결정하고 있다. 영남이공대는 2009년부터 올해까지 등록금 동결이 이어지고 있다. 대구과학대는 등록금 동결과 함께 장학금 비율을 높일 예정이다. 대구미래대는 지난해 등록금을 5.3% 내렸으나 올해는 동결한다.

그러나 등록금을 동결하면서 대학 재정을 운용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 해 예산의 60∼70%를 등록금에 의존하는 사립대의 경우 매년 물가가 오르고 있음에도 최근 3∼5년간 등록금을 동결해왔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재정 압박이 가중돼 학교를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려울지 모른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대학 관계자는 “장기 사업들은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없앨 가능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부족한 재원은 부서마다 사업을 정하고 예산을 줄여 마련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학은 올해 교직원 채용을 하지 않거나 소수만 채용할 예정이다. 직원 임금도 몇 년째 동결돼 불만이 쌓이는 실정이다. 학사 운영에 차질을 빚거나 교육 복지 예산이 줄어 결국 학생을 위한 서비스가 축소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한 대학에서는 전기를 아끼기 위해 도서관의 야간 운영시간을 줄였다가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함성원 경일대 기획처장(화학공학과 교수)은 “건물의 에너지를 절약하는 등 재정적인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라며 “학생 복지와 교육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대구 경북지역 대학#등록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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