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서 아파트 지하주차장 방화… 차 39대 불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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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장비 먹통… 대형참사 빚을 뻔
심야시간이라 인명피해 없어… 불낸 20대 공익요원 구속영장

정신장애를 앓는 20대 남자가 아파트 지하주차장의 쓰레기통에 불을 지르자 순식간에 차량 39대가 불에 타는 대형 화재로 번졌다. 차량이 촘촘히 주차된 지하주차장이 화재에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주는 사례로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경기 용인동부경찰서는 10일 용인시 모 구청에 근무하는 공익근무요원 함모 씨(29)를 붙잡아 방화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함 씨는 이날 0시 15분경 용인시 기흥구 보라동 자신이 살고 있는 S아파트 212동 지하주차장 1층의 플라스틱 쓰레기통 위에 종이를 놓고 불을 냈다. 불은 옆에 있던 빈 쓰레기통 24개에 옮겨붙더니 차량 20대를 전소시키고 19대를 일부 훼손했다. 다른 차량 36대는 검은 분진이 내려앉는 피해를 입었다. 다행히 심야시간이어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하지만 차량이 불에 타면서 유독가스와 연기가 심하게 나 잠자던 주민 40여 명이 놀라 대피했다. 경찰은 주차장 내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아 화재가 커진 것으로 보고 관리 부실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함 씨는 경찰에서 “2년 전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빌린 사채를 못 갚아 법원에서 온 압류통고서, 출석요구서 등을 아버지가 알면 혼날 것 같아 주차장 쓰레기통에 넣고 불을 붙였다”라고 진술했다. 함 씨는 충동조절장애로 10년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용인시#지하주차장 방화#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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