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이웃사랑 ‘펄펄’

  • 동아일보

사회복지모금회 목표 돌파… 모금액 상승률도 전국 최고
고액기부자 모임 9명으로… 정기 기부 4200명 돌파

2일 대구 달서구 본동 주민센터에 기탁한 40대 여성의 수표 1500만 원과 메모. 달서구 제공
2일 대구 달서구 본동 주민센터에 기탁한 40대 여성의 수표 1500만 원과 메모. 달서구 제공
2일 대구 달서구 본동 주민센터. 한 40대 여성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후원함을 찾았다. 민원 담당 직원이 고마움을 표하며 차를 대접하려 했지만 이 여성은 정중하게 사양했다. 그러면서 ‘무의탁 독거노인 돕기 성금’이라고 적힌 봉투를 내밀었다. 보통의 기부자라고 생각한 직원이 인적사항을 물었지만 이 여성은 “익명으로 해 달라”고 부탁했다. 봉투를 열어본 직원은 깜짝 놀랐다. 메모와 함께 수표 1500만 원이 들어 있었던 것. 메모에는 ‘세상에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고 싶다. 누구에게 진 빚인지 모르기에 갚는 이의 이름도 밝히지 않겠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상연 동장은 “직원이 뒤따라가 여성에게 신분을 물었지만 ‘진작 왔어야 했다’는 말만 전한 채 자리를 떴다”며 “기부자의 뜻에 따라 홀몸노인을 위해 성금을 쓸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27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는 60대 남성이 전화로 기부 상담을 했다. 이 남성은 중구 삼덕동의 한 식당에서 모금회 직원을 만나 1억2376만 원이 적힌 수표를 메모와 함께 전했다. 메모에는 ‘소년소녀가장에게 사용해주면 고맙겠다’라고 적혀 있었다. 이 남성은 지난해 1월에도 모금회 사무실을 방문해 수표 1억 원을 기탁했다. 한파 속에 개인 기부가 잇따르고 있는 것.

대구에는 지난해 12월에만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의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으로 3명이 가입했다. 전체 회원은 9명으로 늘었다. 9년째 100여만 원을 기탁하는 송춘호 할머니(76)는 올해도 성금을 냈다. 개인 소액 정기기부 캠페인인 ‘나눔 천사’에 참여한 대구 시민은 4200명을 넘어섰다.

최근 대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모금액은 45억7500만 원을 기록해 올해 목표치인 45억 원을 돌파했다. 중구 공평동 2·28운동기념공원 입구에 설치된 사랑의 온도탑은 100도가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모금액 상승률(36%)도 전국에서 가장 높다. 조해녕 공동모금회장은 “개인뿐만 아니라 기업체 기부도 잇따르고 있다”며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을 불우이웃에게 소중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사회복지공동모금회#후원함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