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동서남북]‘MB맨 부지사’에 거는 기대와 우려

  • 동아일보

윤한홍 부지사
윤한홍 부지사
‘MB(이명박 대통령)맨’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윤한홍 신임 경남도 행정부지사(50·사진)에 대한 경남도청 공무원들의 시선이 예사롭지 않다. 업무 추진력이 뛰어난 엘리트 관료라는 점에서 기대도 크지만 화합과 소통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윤 부지사는 경남도 발령 직전까지 대통령실 행정자치비서관(1급)으로 일했다. 행정고시 32회인 그는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2002년 8월 처음 만나 줄곧 호흡을 맞췄다. 인사와 예산, 조직관리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17대 대통령직 인수위를 거쳐 2008년 3월 청와대에 들어갔다. 이후 인사비서관실 행정관과 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이 대통령과 임기를 같이하는 이른바 순장조(殉葬組)에 꼽힐 정도였다. 이런 배경 때문에 경남도 출신인 행정안전부 한경호 지방분권지원단장을 제치고 금의환향했다. 청와대의 한 동료비서관은 “행정 경험이 풍부하고 일처리가 꼼꼼하며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 게 윤 부지사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2012년 12월 31일 부임한 윤 부지사는 새해 첫날인 1일 오후부터 기획조정실과 감사실, 행정지원국을 시작으로 업무보고를 받겠다고 통보해 경남도청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직원들은 “게으른 나무꾼이 정월 초하룻날 앞산에 나무하러 간다더니…”라고 투덜대며 자료를 준비했다. ‘휴일 보고’는 홍준표 도지사의 만류로 무산됐으나 윤 부지사의 저돌성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는 지적이다. 그는 “공무원은 어떤 상황에서도 주민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이곳의 문화를 존중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경남도의 한 사무관은 “윤 부지사가 서울에서만 근무해 지역 실정과 지방공무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며 “무조건 ‘날 따르라’는 독선적인 업무 스타일은 곤란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비교적 강성인 도지사와 부지사가 어떻게 조화를 이뤄 나갈지가 관심사”라고 덧붙였다. MB맨인 데다 행안부 출신이 아니어서 차기 정부에서는 중앙부처와 업무 협조를 하는 데도 어려움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이에 대해 윤 부지사는 “경남도가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는 데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MB맨#윤한홍 신임 경남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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