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계명대 해담아트홀에서 열린 뮤직바이러스 음악회 무대에 오른 반창근 군이 전담 교사의 도움을 받아 피아노를 연주하고 있다. 계명대 제공
“작은 희망을 봤죠.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구은지 씨(여·33)는 30일 정신지체장애가 있는 자녀들이 피아노 연주회를 무사히 마친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구 씨는 “턱시도와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당당히 서 있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며 “아이들이 음악을 통해 예전보다 훨씬 밝아졌다”고 설명했다.
이달 중순 대구 달서구 신당동 계명대 음악공연장인 해담아트홀에서 의미 있는 음악회가 열렸다. ‘꿈을 나누는 음악회’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는 저소득가정 초등학생 40여 명이 1년간 배운 기량을 뽐내는 자리. 구 씨의 아들 반창근 군(10·남덕초교 3학년)과 딸 윤진 양(9·남덕초교 2학년)은 피아노로 동요 ‘비행기’를 각자 연주했다. 휠체어로 생활하는 이들은 전담 교사와 같이 무대에 올랐다. 장애 때문에 집게손가락 하나로 더듬더듬 건반을 누를 수밖에 없었지만 무사히 연주를 마쳤다. 객석에서는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음악회를 연 학생들은 ‘계명대 뮤직 바이러스’ 교육생. 이 교육은 2009년부터 대구시와 남구 달서구 달성군 등 지방자치단체들과 보건복지부가 함께 저소득가정 초등학생을 위한 사회서비스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음악을 전공한 석사 이상 전문가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학생들을 찾아가 피아노와 성악을 가르쳐준다. 매달 두 차례 음악치료 같은 정서함양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지금까지 800여 명이 도움을 받았다. 개인당 교육비용은 월 19만∼20만 원이지만 교육생은 1만∼2만 원만 부담하면 된다. 조성숙 계명대 지역사회서비스투자사업단장은 “학생들이 음악과 무대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있다”며 “내년에는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뮤직 바이러스 사업에 참여하려면 계명대(053-580-6786)나 달성군의 읍면동 주민자치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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