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중1 시험폐지’ 후퇴…“교육과정 유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7일 17시 43분


코멘트

혁신학교 추가 지정 진행 등 공약에서 잇단 후퇴

전교조 서울지부 방문…"선거기간 마음아프게 한 것 사과"

용린 서울시교육감이 교육감 선거기간에 내세운 공약인 '중1 시험 폐지'를 객관식 시험 부담을 덜어주는 수준으로 완화해 추진하겠다고 한 발 물러섰다.

문 교육감은 2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우면동 교총회관에서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교육과정을 바꿀 생각은 없다"며 "중 1때 시험은 있지만 진로탐색을 집중적으로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안 회장은 문 교육감의 대표 공약인 '중1 시험 폐지'에 대한 우려를 나타내며 "중1 시기에 쌓은 기초 학력이 사회인으로 성장할 때까지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문 교육감은 "공약의 정확한 타이틀은 '중1 시험 폐지'가 아니라 '중1 진로탐색집중 학년제'"라며 "중1 때 객관식 시험을 완화해 학생들이 진로와 인생에 대해 생각하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안 회장도 "그러면 중1 시험 폐지는 없어진 것으로 알겠다"라며 "시험은 존재하되 중1을 학생들의 진로탐색기간으로 한다면 저희도 적극 밀겠다"고 말했다.

문 교육감의 이 같은 발언은 중1 시험을 폐지하겠다는 공약에서 대폭 후퇴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문 교육감은 곽노현 전 교육감의 핵심 정책이던 혁신학교에 대해서도 추가지정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26일 서울시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신규 지정을 신청한 6개 학교에 대해서는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물러섰다.

이날도 문 교육감은 안 회장에게 혁신학교 추가 지정 이유를 설명하며 "이미 공모 절차가 완료됐는데 교육청과 나라 법을 믿고 신청한 분들에게 안 한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안 회장은 "정책적으로 가장 시급한 것이 교사 사기 문제"라며 "지식과 지혜를 가진 교사를 우대해줘야 하는데 경륜 있는 원로교사가 무능하다고 폄하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혁신학교 교장도 유능하고 경륜 있는 교사가 맡아야 한다"며 "경험 없는 평교사가 혁신을 하겠다고 교장을 하는 것은 굉장한 실험"이라고 강조했다.

문 교육감은 "경력 있고 능력 있는 교사들이 서글픔을 느낀다면 그것을 찾아 고치겠다"며 "경력 있는 교사일수록 존중받아야 하고 학교에서 할 일이 더 많아져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문 교육감은 한국교총과 서울교총을 방문한 데 이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도 방문했다.

문 교육감은 조남규 전교조 서울지부장과 만난 자리에서 "선거 과정에서 험한 말을 하기도 했는데 마음 아프게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화해의 자세를 취했고, 조 지부장은 "저 개인을 떠나 조합원들이 상처를 받았다. 뜻은 그대로 전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문 교육감은 이어 "전교조가 법 테두리 내에서 교원 복지 등에 전념하는 역할을 해주면 한국교육 발전을 위해 좋겠다고 생각한다"며 "다만 전교조의 정치편향 문제와 관련해서는 권한 범위에서 상의하면서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지부장은 전교조의 건의 사항을 전했고 문 교육감은 "신중하게 참고하겠다"고 답하는 등 비교적 좋은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동아닷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