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북][제주]‘광주 車100만대 생산기지’ 공약 신속 추진을

■ 朴당선인 호남-제주 공약 점검

선거 다음 날, 호남에는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그러나 박근혜 당선인은 1987년 직선제 이후 보수 정당 후보로는 처음으로 호남에서 두 자릿수(10.5%) 득표를 기록했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20일 성명을 통해 “‘바다는 어떠한 물도 마다하지 않고 받아들여 대양을 이룬다’(海不讓水·해불양수)는 말처럼 당선인이 선거과정에서 약속했던 대로 국민대통합과 상생의 정치를 펼쳐 주고 지역 공약 사업들이 신속하게 추진되도록 지원과 배려를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이 제시한 호남과 제주지역 공약을 되짚어본다.

○ 광주

박 당선인 공약 중에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동차 100만 대 생산기지 및 친환경 그린카 클러스터 지원이다. 광주를 국내 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이 현재 연 62만 대 생산라인을 갖춘 점을 감안하면 박 당선인의 임기 내에 38만 대의 생산라인이 추가로 구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계기로 민주·인권·평화도시로 성장하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광주교도소와 시가문화권, 무등산, 옛 전남도청을 잇는 관광벨트 구축도 관심사다. 지역 발전을 위한 남해안 철도고속화 사업도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광주 송정∼순천 철도 개량 사업도 제시했다. 서구 양동시장 일대 광주 도심하천 생태복원사업, 참여정부 시절 시작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 사업도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 전남

사회간접자본시설 확충으로 호남고속철도(KTX) 조기 건설과 부산과 순천을 연결하는 남해안 철도고속화사업 단계적 추진, 여수와 경남 남해 간 한려대교 건설, 광주∼완도 고속도로 건설 등을 공약했다. 광양만권을 미래형 소재산업 중심으로 육성해 고흥 우주산업과 연계하고 사후 활용방안이 절실한 여수박람회장 일대를 해양레저관광특구로 지정하는 등 남해안을 국제 해양관광 중심지로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내년 열리는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지원, 10년이 다 되도록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서남해안 관광레저도시 건설사업 지원방안도 내놓았다. 그러나 전남도가 10대 발전공약으로 제시했던 풍력발전단지 조성, 포뮬러원(F1)대회 지원, 친환경 수산증양식 기반사업 구축, 국가방사선안전과학원 설립 등은 빠져 아쉬움이 남는다.

○ 전북

박 당선인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함께 발의해 제정한 새만금특별법에 따라 새만금 개발에 필수적인 후속 조치를 약속했다. 새만금개발청과 특별회계를 신설해 새만금 개발에 필요한 정부 차원의 기구와 예산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새만금 2단계 개발을 당초 2020년에서 3년 앞당겨 2017년에 완성하고 새만금∼경북 김천 동서횡단철도와 새만금 신항만 배후 물류단지 조성도 지원키로 했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이전은 법제화를 통해 추진할 방침이다. 익산 국가식품 클러스터를 국내 최초의 연구개발(R&D) 중심 수출 지향형 산단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지리산과 덕유산 등 동부 내륙권에 휴양힐링거점을 조성하고 익산 고도르네상스사업, 전라감영복원사업도 약속했다.

○ 제주

박 후보가 당선됨에 따라 서귀포시 강정마을 민군복합형 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건설공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 당선인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해군기지를 관광 허브로 육성하기 위한 지원을 확대하며 민군 커뮤니티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해군기지 공사는 총사업비가 9805억 원으로 11월 말 현재 2394억 원을 집행했고 27%의 공정을 보이고 있다.

제주 신공항건설에 대해 박 당선인은 “제주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도약시키기 위해 제주공항 인프라를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존 제주공항을 확장할지, 제2의 공항을 건설할지는 도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따르겠다고 밝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제주에 씨를 뿌린 감귤산업의 세계화를 비롯해 제주 4·3사건의 완전해결, 액화천연가스 공급망 구축, 청정 농수산물 육성도 공약했다.

김광오·정승호·임재영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