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천시 주민생활지원과 직원들이 4일 송년모임 대신 화산면 용평마을 하천인 신녕천에서 청소 봉사를 하고 있다. 영천시 제공
대구 달서구 월성동 주민 김영숙 씨(41·여)는 송년모임 대신 조만간 가족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 남편과 초등학생 아들, 딸도 찬성이었다. 3년 전부터 매달 한 번이지만 복지시설에서 급식을 돕고 청소를 하면서 느낀 봉사활동의 재미와 보람을 가족과 나누고 싶어서다. 김 씨는 “복지시설에서 송년행사를 하는 셈”이라며 “올해 송년은 더 의미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 가족은 달서구가 22일 마련하는 ‘나눔 꾸러미 만들기’ 봉사 행사에 참여한다. 저소득층 아동에게 포장한 학용품과 과자 등을 선물하고 마음을 담은 카드를 줄 예정이다. 가족 모두 산타클로스 옷을 입고 복지시설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김 씨의 아들은 “용돈을 아껴 모은 돈으로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며 “이런 봉사는 처음이어서 설렌다”고 기대했다. 이날 봉사에는 달서구 지역 57개 가정에서 200여 명이 참여해 아동센터 7곳을 찾는다. 김영혜 달서구 자원봉사팀장은 “접수 1시간 만에 신청이 마감될 정도로 관심이 많다”며 “봉사하는 마음이 넘치도록 프로그램도 세심하게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봉사와 나눔으로 연말을 보내려는 개인이나 단체는 이뿐만이 아니다.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에 입주한 70여 개 업체로 구성된 입주기업협의회는 최근 복지시설 ‘함께하는 마음재단 희망의 집’에서 급식 봉사로 송년회를 대신했다. 또 직원들이 모은 돈으로 쌀 500kg과 티셔츠 100벌도 선물했다. 문명화 회장(41·이엠에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은 “작은 일이었지만 봉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며 “이번 봉사를 계기로 복지시설에 더 많은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
경북 영천시는 부서별 송년 행사를 없애는 대신 불우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주민생활지원과는 이달 초부터 복지시설에서 연탄배달과 목욕, 이불세탁 같은 봉사를 하고 있다. 새마을체육과는 김장을 담가 선물하고 보건소는 한방진료와 건강검진을 해준다. 시는 연말까지 집수리와 청소, 생필품 전달 등 부서별 특성에 맞는 기부활동을 할 예정이다. 하기태 기획감사담당관은 “종무식과 송년회 경비를 아껴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송년 모임이 더 뜻 깊은 것 같다”며 “더 많은 사람이 함께해 나눔의 기쁨을 확산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