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 통해 다단계… 신도 등 4만명에 200억 가로채

  • 동아일보

“광고 클릭하면 돈번다” 속여
대표 구속-목사 등 11명 입건

인터넷 광고를 클릭만 하면 돈을 벌 수 있다고 속여 회원 4만여 명을 모집한 뒤 투자금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회원들로부터 1400억 원을 투자받아 이 중 200여억 원을 가로챈 혐의(사기 등)로 다단계업체 대표 송모 씨(42)를 구속했다. 목사 이모 씨(50) 등 회원 모집책 11명은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서울 등 전국 20여 곳에 센터를 두고 “인터넷 광고만 클릭하면 돈을 벌 수 있는 데다 특히 1계좌에 33만∼550만 원을 투자하면 매일 3000∼1만 원의 수당을 평생 받는다”고 속여 회원을 모집했다. 이들은 또 재정 형편이 어려운 개척교회 목사 2000여 명에게 무료로 계좌를 나눠주며 접근해 신도 3만여 명을 회원으로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1계좌당 33만 원을 투자하면 ‘1인 스마트 CEO’, 110만 원을 투자하면 ‘대리점’, 550만 원을 투자하면 ‘지사’ 등으로 부르면서 직급이 올라갈수록 수당을 더 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신입 회원을 소개하면 유치금의 10∼2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등 전형적인 다단계식 영업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회원은 수당이 꼬박꼬박 들어오자 최고 10억 원까지 투자금을 유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들이 받은 고율의 수당은 결국 뒤에 들어온 신규 회원의 돈이었다. 목사 이 씨 등 일부 모집책은 이렇게 받은 돈으로 서울 강남에 아파트를 구입하고 외제차를 굴린 것으로 드러났다.

전주=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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