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주부 ‘아이 맡기기’ 한시름 던다

  • 동아일보

■ 市, 보육 지원책 발표

서울 송파구에 사는 전업주부 김모 씨(34)는 장을 볼 때마다 두 살 난 아들을 쇼핑몰 키즈카페에 맡긴다. 잠시라도 편하게 장을 보기 위해서다. 한 시간에 1만, 2만 원씩인 비용도 만만치 않고 ‘잘 돌봐줄까’ 하는 걱정도 들지만 혼자 장을 보러 나올 때면 아이까지 돌보기가 힘에 부쳐 어쩔 수 없다. 집 근처 민간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낼까도 생각했지만 ‘어린이집 폭행사건’ 같은 뉴스를 보면 섣불리 맡길 마음이 들지 않는다.

내년부터는 이런 고민에 휩싸인 서울지역 주부들의 고충이 다소나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28일 ‘시간제 보육’ ‘가정보육사’ ‘육아돌봄공동체’를 강화하는 내용의 ‘시설·가정보육 양립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그동안 무상보육, 국공립어린이집 확충 등 시설을 통한 지원 중심이었던 보육정책을 보완해 집에서도 아이 키우기 편하게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우선 오전 9시∼오후 6시 사이 최대 4시간 동안 1000원 정도의 적은 비용만 내고 전문 보육교사에게 아이를 맡기는 ‘시간제 보육’이 강화된다. 시는 현재 금천구 영유아플라자 등 15곳에서 실시하고 있는 시간제 보육제도를 내년에는 2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현재 YMCA, YWCA, 한국여성노동자회에서 운영하는 ‘가정보육사 파견사업’에 인건비와 운영비 등을 지원해 2014∼2017년 매년 200명씩 600명을 양성한다. 이 사업은 각 단체에서 40∼60시간 이상 교육받은 보육사가 직접 각 가정을 찾아가 아이를 돌봐주는 서비스다. 현재 YMCA는 하루 4시간 기준 한달 50만 원의 비용으로 이 서비스를 제공한다. 한국여성노동자회는 한 달 30만 원이다.

여러 가족이 품앗이 형태로 공동 양육하는 모임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동작구 은빛아이지킴이는 450가구가 가입한 ‘육아모임’이다. 60세 이상 어르신을 교육한 뒤 구청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함께 아이를 돌보도록 했다. 어르신과 아이가 일대일로 연계돼 있지만 같은 공간에서 함께 아이를 돌보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동작구에는 이외에도 여러 가족이 모여 품앗이 형태로 함께 자녀를 돌보는 모임이 활성화돼 있다.

시는 이처럼 부모들이 모여 자녀를 공동 양육하는 ‘육아돌봄공동체’에도 예산을 지원할 계획이다. 올해 말까지 15개 단체를 선정해 단체당 최대 5000만 원까지 지원한다. 어린이도서관, 국공립어린이집 등 공공기관의 빈 장소를 이 같은 육아돌봄공동체가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공동체가 잘 운영되도록 돕는 ‘보육 코디네이터’를 내년까지 자치구별 1명 이상 배치한다.

이외에도 어린이집 보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현재 민간에 위탁운영하는 국공립어린이집을 시 직영 혹은 준공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 보육서비스 품질 및 인력관리를 전담하는 전문기관을 2014년까지 설립할 예정이다.

또 장난감 대여사업을 주로 하는 영유아플라자와 육아상담 및 부모교육을 주로 하는 보육정보센터의 기능을 합친 ‘통합형 육아지원센터’를 각 구청에 설치한다. 2013년까지 5개 자치구, 2014년에는 25개 전체 자치구로 확대한다. 통합형 육아지원센터에서는 시간제보육, 육아도우미 연계, 보육코디네이터 양성 및 관리 등 다양한 육아 및 보육 관련 서비스를 통합 제공할 예정이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서울시#양육지원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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