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29년전 불시착한 中민항기 춘천시 수입전시 추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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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0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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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 5월 5일 납치돼 강원 춘천 미군기지 활주로를 50m 벗어난 지점에 비상착륙한 중국의 트라이던트 기종 민항기. 동아일보DB
1983년 5월 5일 납치돼 강원 춘천 미군기지 활주로를 50m 벗어난 지점에 비상착륙한 중국의 트라이던트 기종 민항기. 동아일보DB
강원 춘천시가 중국인 관광객 유치 및 볼거리 제공을 위해 30년 전 춘천에 불시착했던 중국 민항기와 같은 기종을 수입, 전시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춘천시에 따르면 중국 민항기의 춘천 캠프페이지 불시착 30주년이 되는 내년에 12억 원을 들여 동일 기종을 수입해 캠프페이지 터에 전시할 계획이다.

1983년 5월 5일 춘천시 근화동 옛 캠프페이지 활주로에 불시착한 중국 민항기는 영국 트라이던트 기종으로 현재는 단종돼 중국과 유럽의 부호들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당시 불시착했던 민항기를 수소문했지만 소재 파악이 되지 않아 고철 처리된 것으로 추정하고 개인 소장자들로부터 구입할 예정이다.

춘천시는 이 비행기를 전시하면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행기 내부 관람 때는 입장료를 받아 수익도 창출하기로 했다. 최근 한류 바람으로 춘천 명동과 남이섬 등에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춘천을 찾은 중국인 단체 관광객은 76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500여 명에 비해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이번 사업 추진이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유성철 춘천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이 비행기 한 대로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지 의문이고 결과적으로 예산 낭비가 우려된다”며 “즉흥적인 아이디어를 바로 시행에 옮기기에 앞서 캠프페이지 개발에 대한 종합적인 계획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춘천시의회 황찬중 의원은 “캠프페이지의 개발 청사진에 따라 비행기 수입 전시가 추진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칫하면 전체적인 개발 계획이 엉망이 될 수도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치호 춘천시 관광과장은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는 시점에서 이들에게 의미있는 볼거리를 제공하고 관광객 증가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사업 추진 배경을 밝혔다.

중국 민항기는 한중 수교 전인 1983년 무장 승객에게 납치돼 항로를 벗어났다가 미군부대였던 캠프페이지에 불시착했다. 중국 측은 이 문제를 협상하기 위해 대표단을 파견했으며 이는 중국에 공산당 정권이 들어선 이후 양 정부 간 첫 공식 접촉이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불시착 민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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