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선미 “소방당국, 첫 신고때 ‘불산사고’ 알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12일 13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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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이 지난달 발생한 구미 불산 누출사고에 대해 첫 신고를 받을 당시 불산 관련 사고임을 알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진선미(민주통합당) 의원이 소방방재청에서 받은 구미 불산 누출사고 최초 신고 음성파일에 따르면 최초 신고자는 9월 27일 오후 3시 46분 54초경 경북소방본부에 "4공단 수성 ENG 반대편 휴브글로벌 공장인데 불산이 터졌다"고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소방본부 119 당직자는 "불산이 가스냐"라고 되물었고, 신고자가 "맞다"고 하자 "알겠다"고 답했다.

진 의원은 이날 천안 소방학교에서 열린 소방방재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불산가스 사고임을 명확히 인지하고 있었는데도 소방관들은 화학 보호복을 갖추지 않고 진화 시 입는 방화복에 마스크만 쓰고 출동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소방당국은 누출된 불산에 물을 뿌려 도리어 불산을 확산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불산이 아주 적은 양만 누출됐을 때는 물을 뿌려 중화하는 게 맞는데 이번 사고처럼 98% 순도 불산이 8t이나 누출된 경우 물을 뿌리는 것은 적절치 않은 대응"이라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구미산단에 휴브글로벌과 같은 유독성 화학물질 취급 공장 1662곳이 밀집해 있는데도 소방서에 화학 보호복이 18벌밖에 안되고 중화제는 아예 없었던 것도 문제로 지적했다.

진 의원은 "장비와 지식, 매뉴얼 적용 오류로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대원이 불산에 노출됐고, 중화제가 없어 불산에 물을 9000리터나 뿌려 피해를 확산시킨 원인이 됐다"면서 "구미나 여수, 인천 공단 관할 소방서에 화학사고 대응 장비와 중화제를 상시 갖추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이기환 소방방재청장은 이에 대해 "당시에는 불산가스 누출피해를 최소화해야 했는데, 불산가스는 20도가 넘으면 기체가 되니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물을 뿌렸어야 했다"며 "다시 출동한다 하더라도 물을 뿌릴 것"이라고 답변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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