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통 벗은 강남스타일… 한밤 집단 말춤에 서울광장 들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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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스타 싸이 2시간 무료 콘서트… 2002월드컵 이후 최다 인파 열광


▲동영상=소주 원샷, 상의탈의 실신까지… 싸이 서울광장 공연
“가수 데뷔 12년 만에 다른 나라에서 신인가수가 된 싸이 인사드립니다!”

미국 빌보드 핫100 정상까지의 거리를 한층 좁히며 2주 연속 2위에 오른 싸이(본명 박재상·35)가 서울의 중심, 강북 한복판을 ‘강남스타일’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 채웠다. 팬들의 기대대로 웃통도 벗었다.

싸이는 4일 오후 10시 서울광장에서 무료 콘서트 ‘서울시와 함께하는 싸이 글로벌 석권 기념 콘서트’를 열고 이를 자신의 유튜브 공식 채널(www.youtube.com/officialpsy)로 전 세계에 생중계했다. 서울시는 같은 장소에서 열리던 하이서울페스티벌의 일정을 조정해 싸이에게 무대를 내줬고 관객들의 편의를 위해 서울 지하철 1∼9호선도 1시간 연장 운행하며 이를 도왔다. 싸이의 유튜브 채널에 접속이 폭주되자 공식 채널 ‘라이브서울’을 열기도 했다.

이날 공연이 열린 서울시청 앞에는 8만 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몰려 싸이의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봤다. 월드컵 이외 행사로는 서울광장에 모인 최대 인파다. 2002년 월드컵 당시에는 서울시청 앞과 세종로 사거리 일대에 모두 80만 명 이상이 모인 것으로 관측된 바 있다.

특유의 정장 차림에 짧게 올린 머리로 오후 9시 55분 특설 무대에 오른 싸이는 인파로 가득 찬 광장을 둘러보며 “이렇게 (많이) 오실 줄 몰랐다”는 말로 운을 뗐다. 지난달 25일 입국 직후부터 숨 가쁜 스케줄을 소화해온 뒤였다. 4일간 8개 대학 축제에 출연했고 10월 2, 3, 4일 연속 공연을 벌였다. 11일에는 대구 전국체전, 14일에는 F1 콘서트 무대에 선다. 12일에는 엠넷 ‘슈퍼스타K4’ 생방송에도 출연한다.

인사말이 끝나자 무대 양옆 대형화면이 태극기 그림으로 차며 애국가가 연주됐다. 시작은 그의 히트 곡 ‘라이트 나우’였다. 댄서들과 함께 열정적으로 춤을 추며 노래하는 싸이의 무대 주위로 폭죽이 터져 올랐다.

‘연예인’ ‘흔들어주세요’ ‘새’ 등 싸이의 히트곡들이 줄을 이으면서 관객들의 반응은 한껏 달아올랐다. 월드컵 응원가로 쓰였던 ‘위 아 더 원’을 비롯해 ‘낙원’까지 부른 싸이는 윤복희 원곡의 ‘여러분’을 부르면서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그는 땀을 닦으며 “11월 중순에 미국에서 후속곡이 나온다. 요즘 (그것 때문에) 머리가 터질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딴따라니 여러분이 많이 기대해주시는 것이 좋다”고 말해 객석에서 큰 박수를 받았다.

빌보드를 뒤흔든 ‘강남스타일’은 본 공연 마지막 곡으로 등장했다. 관객들은 싸이의 말 한마디, 몸짓 하나에 환호하며 일제히 말춤을 따라 추는 장관을 연출했다. 싸이는 앙코르 무대에서 ‘강남스타일’을 또 한 번 부르다 마침내 상의를 모두 벗었다. 공연은 앙코르를 포함해 2시간이 지난 밤 12시경에야 끝이 났다.

서울광장 바깥쪽에 자리를 잡은 관객들은 준비해 온 돗자리와 신문지를 깔고 앉아 음식과 음료수를 나눠 마시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초등학교 4학년 딸과 서울광장을 찾은 김화진 씨(48)는 “오후 3시쯤 와 무대 바로 앞에 돗자리를 깔고 기다렸는데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다시 들어가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국으로 여행 온 이스라엘의 케렌 샤니 씨(25)는 “무료 공연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왔다. 이스라엘에서도 사람들이 모두 ‘강남스타일’과 ‘말춤’을 안다”고 말했다.

서울광장과 인근 지역에서는 사람들이 갑자기 몰리면서 공연 전부터 한동안 휴대전화가 터지지 않았다. 경찰은 14개 중대 1400여 명의 경찰을 배치하고 서울광장 주변도로를 통제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8시와 5일 오후 8시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하이서울페스티벌 ‘아프로디테’ 공연 시간을 각각 5일 오후 8시, 6일 오후 6시 45분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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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콘서트#빌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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