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킹女 수면제 먹여 집단성폭행… 피해여성들 당한 사실도 몰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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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검거… 1명 해외도주

6월 16일 오후 10시경 광주 동구의 한 여행사 사무실. 윤모 씨(28·구속)가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A 씨를 ‘자신의 사무실’이라며 데리고 왔다. 이 여행사 직원인 윤 씨는 A 씨를 100m²(약 30평) 넓이 사무실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바(Bar)로 이끌었다. 매너남처럼 행동하는 윤 씨를 믿고 A 씨는 맥주를 받아 마셨다. 맥주 한 잔을 마신 직후 A 씨는 잠들었다. 수면제가 들어 있었던 것이다.

A 씨가 잠들자 윤 씨는 바 옆 비좁은 탕비실에 4시간째 숨어 있던 남자 3명을 불렀다. 여행사 사장 송모 씨(44), 중국 현지 가이드 오모 씨(44)와 김모 씨(36·법무법인 사무장)였다.

이들은 번갈아 가며 A 씨를 성폭행했다. 동영상으로 촬영까지 했다. A 씨가 잠에서 깰 시간이 되자 3명은 다시 탕비실로 들어갔고 윤 씨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A 씨를 집에 데려다줬다. A 씨는 성폭행을 당한 것조차 모르고 있었다.

이들은 상습범이었다. 송 씨는 지난해 10월경 이혼한 뒤 여행사 사무실에서 살면서 바를 만들었다. 진열장을 온갖 수입 술로 채워 주된 범행 장소로 썼다. 5, 6월에 확인된 범행만도 4건이며 이 가운데 3건은 바에서 저질러졌다.

윤 씨는 나이트클럽에서 전화번호를 받은 여성에게 다음 날 전화해 ‘술을 마시자’고 유혹했고, 상대가 나오면 일당 3명과 ‘낚였다’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범행을 준비하게 했다. 이후 여성들은 수면제가 든 술을 마시고 잠든 뒤 유린당했다. 하지만 그중 한 명이 범행 도중에 깨어나 꼬리가 잡혔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6월 윤 씨를 구속한 데 이어 최근 송 씨와 김 씨를 체포해 25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공범 오 씨는 동영상에 촬영된 얼굴이 유명 개그맨과 비슷한 데다 주변에 자신이 연예인이라고 말하고 다녀 연예인 연루설이 퍼지기도 했다. 그러자 오 씨는 해외로 달아나 경찰이 추적하고 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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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제#성폭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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