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피우면 내장비만 키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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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이철민 교수팀 분석… 금연해도 2년 지나야 빠져

담배를 피우면 살이 덜 찐다는 속설은 사실이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금연해도 최소 2년이 지나야 복부 내장지방이 빠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병원 강남센터의 이철민 교수팀(가정의학과)이 2008∼2010년 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17∼79세 남성 4656명을 조사한 결과 하루에 1갑 이상 흡연하는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내장지방이 평균 11% 많았다. 흡연량이 많고, 흡연기간이 길수록 내장지방이 많았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예방의학’ 최신호에 실렸다.

흡연과 체중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기존 연구와 달리 이번 연구는 처음부터 흡연과 내장지방의 관계에 주목했다.

일반적으로 담배를 피우면 살이 덜 찐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 교수는 “담배의 니코틴 성분이 호르몬 분비 시스템을 교란해 내장지방이 쌓이기 쉬운 환경으로 인체를 바꿔버린다”고 말했다.

내장지방은 담배를 끊어도 바로 빠지지 않았다. 금연 기간이 2년이 되지 않은 사람의 내장지방은 비흡연자보다 오히려 16% 많았다. 담배를 끊은 직후 살이 더 찐다는 속설은 어느 정도 의학적인 근거가 있는 셈이다. 금연을 시작했다고 해서 호르몬 시스템이 바로 ‘정상’으로 돌아가지 않는 데다, 담배를 끊고 나서 입이 심심하다며 이것저것 많이 먹느라 내장지방이 빠질 겨를이 없어서다.

흡연자는 고지혈증, 당뇨병 유병률이 높다. 그러나 금연한 뒤의 유병률이 일반인만큼 바로 떨어지지는 않는다. 담배를 끊은 지 15년은 돼야 안 피운 사람과 위험률이 비슷해졌다. 금연하고 한참이 지나야 몸이 회복되고 건강해진다는 뜻이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흡연#내장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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