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뒷돈 수억 현금화 포착…노혜경 곧 소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4일 12시 17분


코멘트

檢, 라디오21 前국장 등 참고인 본격조사

민주통합당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 '라디오21' 전 대표 양경숙 씨(51·구속)가 공천희망자들로부터 받은 돈 중 수억 원이 라디오21 전직 간부에게 송금돼 상당액이 현금으로 인출된 사실이 포착됐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최재경 검사장)는 이 같은 사실을 밝혀내고 구체적인 자금 사용처를 추적 중이다.

이두식 대검 수사기획관은 4일 "양 씨로부터 1차로 돈을 송금 받은 계좌주 중 1명을 어제 소환했고 오늘 추가로 2명을 불러 조사한다"며 "송금 받은 돈의 규모나 여러 가지 정황 등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전날 라디오21 홍모 전 국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데 이어 이날 라디오21 관계자 1명과 양 씨 지인 1명을 소환했다.

검찰은 양 씨가 홍 씨 명의의 계좌로 수억 원을 송금했고 이후 이 계좌에서 상당액이 현금으로 인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홍 씨를 상대로 돈을 송금 받은 명목과 현금으로 상당액을 인출한 경위, 구체적인 용처 등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민주당 전당대회나 총선 관련 등 정치권으로 돈이 유입됐는지도 추궁했다.

검찰은 홍 씨가 양 씨의 지시로 송금된 돈을 현금으로 바꿔 어딘가에 전달했을 가능성도 보고 있다. 이 돈은 30여억 원의 전체 뒷돈 중 가장 큰 뭉치로 보인다.

검찰은 또 1차 송금된 계좌주 중 한 명인 노혜경(54) 전 노사모 대표를 곧 소환키로 하고 시기를 조율 중이다.

노 전 대표는 양 씨로부터 1억 원 이상 수차례 돈을 송금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양 씨가 노 전 대표 명의를 빌려 계좌를 개설하고 돈거래를 했을 수도 있다고 보고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이 수사기획관은 "양 씨가 스스로 신용불량자라고 얘기하지만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나중에 돈을 어디에 썼느냐가 문제일 뿐 (신불자 여부는) 사건과 관련이 없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이번 주말 2차 송금계좌에 대한 추적을 완료하면 양 씨가 송금한 돈의 구체적인 사용처와 더불어 공천과 관련된 사건의 전체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기획관은 "여러 진술을 확인하려고 계좌추적을 하고 있는데 이번 주말쯤에는 윤곽이 대충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공천희망자 중 한 명인 부산지역 시행업체 F사 대표 정일수 씨(53·구속)의 녹취 파일과 관련, 이 기획관은 "공천탈락 직후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양씨와 공천희망자 3명이 가진 술자리 대화를 녹음한 파일이 있는데 주로 공천 탈락에 대한 불만 등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양 씨와 정 씨, 강서시설관리공단 이사장 이양호 씨(56·구속), H세무법인 대표 이규섭 씨(57·구속) 등 관련자 4명의 구속기간을 열흘 연장했다.

<동아닷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