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암병동 희망의 음악회 80회… 악기 들고 독일서 달려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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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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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독일-칠레-한국인 트리오
환자들에게 뜻깊은 음악선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24일 1층 로비에서 암 극복 환자를 위한 ‘희망의 음악회’를 열었다. 이날 독일 데트몰트 음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하모니를 만들어 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24일 1층 로비에서 암 극복 환자를 위한 ‘희망의 음악회’를 열었다. 이날 독일 데트몰트 음대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 하모니를 만들어 냈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24일 낮 12시 반 부산 기장군 장안읍 좌동길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로비.

벽안의 남자 대학생 2명과 한국인 여대생 1명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울리자 휠체어에 링거를 단 암 극복 환자들의 박수 소리가 공간을 가득 채웠다.

이날 공연은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매주 수요일 여는 ‘희망의 음악회’ 80회를 맞아 특별히 독일에서 공부하고 있는 음악 연주자들을 초청해 마려한 것. 독일 데트몰트 음대에 재학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모리츠 테르네덴(24·독일), 첼리스트 세바스티안 에스코바르(26·칠레), 부산 출신 피아니스트 김현경 씨(24·여)로 결성된 ‘아바리아 트리오’가 앙상블을 이뤘다. ‘아바리아’는 첼리스트 에스코바르 씨와 아리아의 합성어다. 이날 공연에는 이들의 동료인 영국 출신 첼리스트 휴 맥그리거 씨(23)가 협연자로 참가했다. 이들은 독일 본에서 열리는 베토벤 페스티벌과 독일 라디오 프로에서 초청 연주를 하는 등 주목받고 있는 젊은 실내악 연주 팀이다.

연주 팀은 이날 하이든의 ‘치고이너 피아노 트리오’와 비발디의 첼로 듀오 소나타, 슈베르트의 메이저 피아노 트리오 2, 3악장 곡들을 간단한 설명과 함께 연주했다.

간암 수술을 받은 뒤 회복 중인 육정수 씨(57·여)는 “모처럼 아름다운 화음을 들으니 병중에 큰 위안이자 활력이 됐다”며 “기분 전환에 음악만큼 좋은 것이 어디 있겠느냐”고 말했다. 위암 수술을 받은 김장엽 씨(59)는 “병원에서 이런 기회를 만들어주니 고마울 뿐”이라며 “좀 더 다양하게 문화 향기를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방학을 맞아 동료들과 함께 음악 재능 나눔 활동에 참여한 김 씨는 “음악으로 뜻깊은 일을 해 보고 싶어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부산에서 연주회를 열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31일 경남문화예술회관(경남 진주)과 김해 진영읍 대창초등학교에서도 자선공연을 연다.

이수용 동남권원자력의학원장은 “환자 중에는 몸이 아픈 분도 있지만 마음에 상처가 있는 분들도 많다”며 “음악이 마음을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서는 29일 실내악 체임버팀 ‘플램 피플’ 특별공연이, 다음 달 1일에는 남성 중창단 ‘위더스’ 공연이 예정돼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희망의 음악회#동남권원자력의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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