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교통량 예측 잘못하면 민-형사 책임 묻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2일 03시 00분


코멘트

서울시 부실예측 대책안 마련… “제2의 우면산터널 안 나오게”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는 서울 서초구 우면산터널은 통행료 수익이 예상치에 미달하면 서울시가 상당 부분을 보전해주고 있다. 애초 예상 수익의 85%를 보전해준 것을 2007년 79%로 낮췄는데 2004년부터 지금까지 시가 보전해준 금액이 570억여 원에 이른다.

시는 2003년 운영자인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와 계약하면서 하루 평균 5만2886대가 통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당시 교통량 예측 용역은 서울시 산하 시정개발연구원(현 서울연구원)이 맡았다. 하지만 개통 후인 2004년 실제 우면산터널을 이용한 차량은 하루 평균 1만3886대로 예측량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결국 잘못된 통행량 예측으로 시민의 혈세 570억 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서울시가 이처럼 잘못된 교통량 예측으로 빚어지는 문제를 막기 위해 21일 민자사업 교통수요 부실 예측 시 용역자에게 민형사상 책임을 부과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교통량 예측을 잘못해 손해를 끼칠 경우 민사 소송은 물론이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죄로 형사 고발까지 하겠다는 것.

민자사업에서 교통량 예측이 정확해야 하는 이유는 과다하게 예측되면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없는 사업을 추진하게 되기 때문이다. 교통량이 실제보다 적게 예측될 때는 불필요한 건설보조금을 지급하게 된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정확한 교통량을 산정하기 위해 용역 계약 시 책임 소재를 명기하는 것과 함께 민자 도로 건설사업의 기간이 긴 점을 감안해 그동안 사업 시작 전에 한 번만 실시하던 교통량 예측을 사업 중간이나 종료 후에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사후 평가를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등의 대책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7일 시정질의에서 우면산터널 사업에 대해 “잘못된 (교통량) 예측이 문제의 핵심”이라며 “시정연 담당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지 검토하도록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
#교통량#예측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