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中서 몰려오는 해파리떼, 길목을 막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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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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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경-수산과학원, 대형선박 동원 연안 접근하기전 제거하기로

#19일 중국 칭다오 해역에서 전남 신안군 홍도 등 다도해까지 노무라입깃해파리(사진)가 띠를 이루며 유입되고 있다. 중국 상하이 해역에도 해파리 떼가 형성돼 있다. 이들 노무라입깃해파리 떼는 이어도나 제주도 해역 등을 거쳐 한국 연안으로 다음 달까지 흘러올 것으로 국립수산과학원은 전망한다.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지속적 유입은 폭염으로 바다가 뜨거워진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북 군산시는 20일 어선 20여 척을 투입해 십이동파∼어청도 해역에서 해파리 제거(구제) 작업을 벌일 방침이다. 군산시는 앞서 13일 어선 44척을 동원해 해파리 138t을 제거했다. 전남 신안군도 어선 1척을 동원해 지난달 23일부터 9일간 해파리 제거 작업을 벌였다. 두 해역 모두 해파리 경보(100m²당 3마리 이상)가 발효된 곳이다.

전남북 자치단체들은 연안 앞바다에서 해파리 제거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신안지역 어민 김모 씨(54)는 “소형 어선에 설치된 폭 3m, 길이 5m 안팎 크기 분쇄그물로 연안에 분산된 해파리를 얼마나 제거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인명 및 재산 피해를 일으키는 외래종 노무라입깃해파리가 떼를 이루는 먼바다에서 미리 제거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과 해경은 이르면 이달 말쯤 먼바다 주요 길목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 떼를 제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무라입깃해파리 떼가 국내 연안에 다가오기 전에 선공(先攻)을 펴는 것이다.

노무라입깃해파리 선공 작전 포인트로는 전남 진도∼제주 추자도, 제주 차귀도, 전남 신안군 홍도∼흑산도 및 가거도 해역 등이 거론된다. 이들 포인트는 노무라입깃해파리 주요 유입 경로이며 섬과 섬이 해협을 이루는 길목이다. 제거 작전은 해경 항공기가 노무라입깃해파리 떼를 관찰하며 조사선이 현장 조사를 한다. 이후 분쇄그물이 설치된 대형선박이 해협을 통과하는 노무라입깃 떼를 분쇄하는 입체 작전이다.

해양 전문가들은 해파리와 먹이 경쟁을 벌이는 치어나 배가 고플 때 해파리를 먹는 쥐치, 고등어, 바다거북 등 포식자는 있지만 천적 생물은 없다고 설명한다. 박창규 국립수산과학원 연구관은 “해파리를 쫓아다니며 제거할 수 있는 천적은 인간밖에 없다”며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몸체가 잘리면 1주일 내에 죽는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등은 지난달 노무라입깃해파리 떼를 먼바다에서 선공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7호 태풍 카눈 때문에 시기를 놓쳤다. 태풍 카눈은 해파리를 한국 전 해역으로 분산시켰고 11호 태풍 하이쿠이는 해안선 가까이 밀어붙였다.

해파리 공습이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자연재해가 된 만큼 대형 트롤어선 등을 투입해 먼바다 길목에서 해파리 떼를 제거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윤원득 국립수산과학원 박사는 “해파리가 떼를 이룬 바다에서 100마리 가운데 30마리만 제거해도 해파리 쏘임사고 감소 등에 상당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해파리 선공작전 여부는 예산과 인력 확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고수온#해파리#노무라입깃해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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