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고향을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전남 닭재마을 출향민들, 주민 초청 축제

  • 동아일보

4일 오후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 죽정3구 닭재마을 입구. 찌든 듯한 더위에도 팽나무와 느티나무 한 쌍으로 이뤄진 당산나무가 시원한 그늘을 선사했다. 당산나무 그늘 밑에는 300여 명의 인파가 몰렸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이처럼 인파가 몰린 것은 이 마을 출신으로 전국에 흩어져 살고 있는 향우(鄕友)들이 고향을 찾아 제1회 당산가요제를 열었기 때문이다. 추석, 설 등 명절 때 고향을 찾은 향우들을 위해 마을 노래대회를 여는 경우는 많이 있지만 출향민들이 현지 주민들을 초청하는 행사는 이례적이다. 축제를 기획한 곡성군 재경 향우회 박대규 박형수 씨 형제는 “고향에서 받은 한없는 사랑을 되돌려주고 고향을 지키고 살아가는 주민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잔치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가요제에는 이 마을 출신 향우 180여 명이 참가했다. 참가자 대부분이 가족과 함께 올여름 휴가를 고향에서 보내 지역경제에도 보탬이 됐다. 목사동면 인근 지역인 곡성군 죽곡면이나 압록유원지 숙박업소에는 가요제에 참가한 향우 가족들로 북적였다. 가요제는 5시간 동안 국악한마당, 각설이타령, 노래자랑, 행운권 추첨 행사로 진행됐다. 마을 이장 송학석 씨(58)는 “폭염에 지친 주민들을 위해 멀리서 찾아와 잔치를 마련해 준 고향 선후배들이 한없이 고맙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닭재마을#향우#당산가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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