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문학이 익고 첼로가 춤추는 ‘구청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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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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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부산진구 관내 초중학교 학생들이 구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예술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해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 부산진구 제공
부산 부산진구 관내 초중학교 학생들이 구에서 운영하는 청소년예술학교 방과후 프로그램에 참여해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 부산진구 제공
“비∼비∼비∼비∼비, 후∼후∼후∼후∼후”, “하나∼둘, 눈 크게 뜨고, 입 크게 하고, 배에 힘주고.”

25일 오전 10시 부산 부산진구 부암동 부산진구청 10층 소극장. 최여진 선생(29)의 피아노 반주와 김현지 선생(30)의 지도, 박훈 선생(42)의 지휘에 따라 발성 연습이 시작됐다. 20여 분간 저음에서 고음, 스타카토 식 발성이 끝난 뒤 남녀 초중학생 80명이 멋진 화음으로 ‘아름다운 나라’를 합창했다.

부산 부산진구청이 2007년 전국 지방자치단체로는 최초로 문을 연 ‘청소년예술학교’와 ‘라온소년소녀합창단’이 인기 만점이다. 구청 10층 990m²(약 300평) 전체가 예술학교 공간이다. 학기 중에는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주 2회씩 매회 1, 2시간 운영한다.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때는 특강 형태여서 연중 4학기 체제다. 수업료는 없다. 학기마다 9과목 21개 반이 개설된다. 관내 초등학교 2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합창단 80명을 포함해 430명이 수업을 받는다. 플루트, 첼로, 단소, 소금, 문학, 미술, 서예가 주요 과목이다. 지도는 오디션을 통해 검증된 대학강사, 작가 등 전문가들이 담당한다.

저소득층, 다자녀 및 다문화 가정 자녀는 우선 선발 대상이다. 이들에게는 악기를 빌려 준다. 수업은 감상, 현장학습, 작가와의 만남의 날, 악기반 연주회 등 체험 위주로 진행한다.

예술학교는 주 5일제 수업이 시작된 이후 학생들의 여가 활용을 돕고, 입시 위주인 학교 수업에서는 깊이 다룰 수 없는 예술 분야에 재능 있는 학생을 발굴하기 위해 시작했다. 그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지난해 플루트를 배우기 시작한 구지원(11·당평초교), 김지원 양(11·양성초교)은 4월 전국학생음악콩쿠르에서 공동 2등을 차지했다. 올해 처음 바이올린을 시작한 윤성빈 군(9·연지초교)은 7월 동의대 전국음악콩쿠르에서 동상을, 남지민 양(14·개금여중)은 지난해 열린 이주홍 문학제 학생백일장 중등부 산문 부문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수강생 중 올해에만 4개 예술 부문에서 19명이 입상했다. 지난해에는 51명, 2010년에도 46명이 각종 상을 받았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면서 수강 대기자만 50명이 넘는다.

합창단 강유진 양(12·모덕초교)은 “친구들과 함께 노래하는 것이 정말 재미있고 좋다”고 말했다. 문학반 학부모 이순화 씨(38)는 “책을 읽은 뒤 작가와 직접 묻고 답하는 수업은 학교에서 경험할 수 없기 때문인지 아들이 수업을 무척 기다린다”고 설명했다. 부산진구는 예술학교 운영에 매년 1억700만 원을 투자하고 있다. 하계열 구청장은 “예술학교를 통해 청소년들이 한국을 대표하는 예술가로 자라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부산지구청 소극장#청소년예술학교#라온소년소녀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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