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3차 양적완화’ 카드 안꺼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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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퍼레이션 트위스트만 연장
코스피 등 亞증시 일제히 하락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시장이 기대한 ‘3차 양적완화’ 카드를 결국 내놓지 않았다. 그 대신 이달 말 끝날 예정이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T)’를 연말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중앙은행이 장기국채를 사들이고 단기국채를 팔아 금리 인하 효과를 노리는 일종의 경기부양 수단이다.

연준은 20일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낸 성명에서 “연말까지 2670억 달러 규모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장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처음 시행해 이달 말 끝나는 1차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의 4000억 달러보다 줄어든 규모다. 연준은 연장 조치로 3년 이하 단기국채를 매도하고 6∼30년 장기채를 사들일 방침이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로 장기금리를 낮추고 다른 시장금리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양적완화처럼 직접 돈을 풀지 않으면서도 금리를 낮춰 기업의 자금 조달에 숨통을 터주고 투자 활성화와 경기 진작을 노릴 수 있다는 것.

시장은 예상했던 결과 이상의 조치가 나오지 않자 실망감을 드러냈다. 21일 한국 코스피가 0.79% 하락한 1,880대로 주저앉은 것을 비롯해 중국(―1.40%) 홍콩(―1.30%) 대만(―0.76%) 등 아시아 증시가 대부분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연준은 3차 양적완화 가능성을 강도 높게 시사했다. 연준은 성명에서 “물가 안정 속에서 경제 회복을 견인하고 고용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하면 추가 조치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못박았다. 버냉키 의장도 유로존 위기가 미국 경제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히면서 “고용시장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추가 양적완화도 고려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 수위가 높아지자 시장은 8월 초 FOMC 회의에서 3차 양적완화가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또 연준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5%포인트 낮춘 2.4%로 조정하고 실업률을 8.2%로 높이면서 경기 상황을 더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연준은 “고용 증가가 최근 몇 개월간 둔화됐고 실업률도 꾸준히 올라가고 있다”며 2014년 말까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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