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할아버지가 지킨 대한민국에서 장학금 받고 공부하니 뿌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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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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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출신 한남대 유학생 캐서린 씨

한남대 교내에 조성된 유엔 기념공원을 찾은 캐서린 가족. 왼쪽부터 아버지 마리오 씨, 캐서린, 언니 제니퍼. 한남대 제공
한남대 교내에 조성된 유엔 기념공원을 찾은 캐서린 가족. 왼쪽부터 아버지 마리오 씨, 캐서린, 언니 제니퍼. 한남대 제공
한남대 교내에 조성된 유엔 기념공원을 찾은 캐서린 가족. 왼쪽부터 아버지 마리오 씨, 캐서린, 언니 제니퍼. 한남대 제공
한남대 교내에 조성된 유엔 기념공원을 찾은 캐서린 가족. 왼쪽부터 아버지 마리오 씨, 캐서린, 언니 제니퍼. 한남대 제공
“할아버지가 목숨을 걸고 지킨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다는 사실이 꿈만 같아요. 하루빨리 통일돼 완전한 평화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남미 콜롬비아 보고타 출신으로 대전 한남대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금발 유학생 캐서린 루비아노그루트 씨(20·하베리아나대학 1학년 재학)가 6·25를 맞는 감회는 남다르다. 한국은 할아버지가 젊은 날 죽음을 무릅쓰고 전투를 벌였던 곳이기 때문이다. 1952년 5월 할아버지 에드먼드 루비아노그루트 육군 대위(당시 34세)는 유엔군에 편성돼 한국전에 참전했다. 작전명 ‘Barbula’, ‘Dale’, ‘Old Baldy’ 등 작전에 투입돼 치열하게 전장을 누비다 소령으로 진급해 1953년 귀국한 뒤 1969년 육군 소장으로 예편했다.

캐서린 씨는 “우리 집안은 군인이 많았고 아버지는 할아버지가 타고난 군인이라고 자랑스러워 하셨다”며 “할아버지는 생전에 한국 땅을 한번 방문하고 싶어 했지만, 1987년 69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할 때까지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캐서린 씨가 한남대에 유학온 것은 ‘한남 유엔장학금’ 덕분이다. 한남대는 6·25전쟁 때 군사지원국과 의료지원국으로 참전한 21개 국가의 한국대사가 추천하는 학생 가운데 매년 2명을 선발해 한국어학당에서 1년간 한국어 수업을 받고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통과해 학부생으로 입학하면 4년간 전액 장학금을 지원하는 특별한 장학금을 운영하고 있다. 유엔의 헌신적인 도움을 기념하고 재학생들이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도록 한다는 의미에서 만들었다. 학교 측은 2009년 사범대학 남쪽 잔디밭에 6·25전쟁 당시 참전하거나 의료장비를 보내준 21개 나라의 국기게양대를 세우고 기념조형물을 설치해 ‘유엔 기념공원’을 만들었다.

김형태 총장은 “유엔 참전국의 후손들이 한남대에서 공부를 하도록 돕는 일은 국제사회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신뢰와 감사를 전하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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