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로 영업정지된 라마다서울호텔 지하 그 룸살롱, 여전히 불야성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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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수사결과 나와야 조치” 알고도 손 못써

영업정지 알림판 가리기 ‘꼼수’ 성매매하다 적발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서울호텔 지하 유흥주점은 여전히 성업 중이었다. 14일 오전 1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지하 유흥주점 출입구 앞(왼쪽 사진). 라마다서울호텔은 2009년 성매매 장소로 객실을 내줬다가 1일부터 영업정지를 당했지만 강남구가 붙인 영업정지 안내문을 입간판으로 가렸다.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영업정지 알림판 가리기 ‘꼼수’ 성매매하다 적발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서울호텔 지하 유흥주점은 여전히 성업 중이었다. 14일 오전 1시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지하 유흥주점 출입구 앞(왼쪽 사진). 라마다서울호텔은 2009년 성매매 장소로 객실을 내줬다가 1일부터 영업정지를 당했지만 강남구가 붙인 영업정지 안내문을 입간판으로 가렸다.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14일 오전 1시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라마다서울호텔 지하 1층 B유흥주점 출입구 앞은 낮보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난달 25일 경찰의 불법 성매매 단속에 적발된 업소라고 믿기 어려웠다. 이곳은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강남구의 공무원이 성매매를 하다가 적발돼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날 술에 취한 남성들은 화려하게 꾸민 여성과 함께 업소를 나와 불법 자가용 영업을 의미하는 ‘콜 뛰기’ 외제차를 타고 이동했다. 분주하게 업소를 떠나는 차량 못지않게 여종업원만 태우고 복귀하는 차량 행렬도 줄을 이어 교통 정체를 연상케 할 정도였다. 주차관리실에는 고급 승용차 열쇠가 30개 이상 걸려 있었다. 근처 다른 업소 종업원은 “술만 팔아서는 이윤이 적은 유흥주점 특성상 확실한 돈벌이인 2차 성매매가 제3의 장소에서 이뤄질 것”이라며 “오히려 경찰이 한 번 단속한 업소는 재차 단속이 없어 안전하다”고 말했다.

강남구와 경찰도 지난번 단속 이후 업소가 계속 영업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손쓸 도리가 없다. 식품위생법상 유흥업소가 성매매를 알선하는 등 불법을 저지르면 식품의약품안전청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영업허가·등록을 취소하거나 영업을 정지시키지만 행정처분에 앞서 수사기관의 형사처벌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강남구 관계자는 “수사 결과를 받아 행정처분을 내리기까지 짧아도 한 달 이상 걸린다”며 “검찰이 기소유예나 무혐의 처분하면 행정처분 강도도 바뀌기 때문에 기다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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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매매 방지 단체인 다시함께센터 곽아량 변호사는 “불법 성매매를 단절하려면 단속 즉시 영업장을 폐쇄하거나 영업이익을 몰수하는 등 강도 높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텔 측은 “호텔 이미지 개선을 위해 임대 기간이 끝나는 7월에는 해당 업소를 철수시킬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2009년 4월 성매매 장소를 제공하다 단속돼 3년을 버티다가 객실 영업정지 처분을 받고서도 지난달 다시 성매매 장소로 객실을 제공한 호텔 측은 반성보다는 돈벌이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객실 영업정지 첫날인 1일 호텔 직원들은 영업정지 처분장을 호텔 정문의 잘 보이는 곳에 붙이려는 강남구 공무원에게 “성매매 장소인 객실만 영업정지이니 웨딩센터 등을 찾는 손님에게까지 알릴 수 없다”며 심한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는 영업정지 처분장을 정문 한쪽과 후문, 객실 전용 엘리베이터 등에 붙이고 돌아갔다. 하지만 호텔은 곧 정문에 붙인 처분장 앞에 입간판을 세우고 영업정지 사실을 감추는 데 급급했다. 강남구 관계자는 “영업정지 사실을 알려 성매매 단속 본보기로 삼고 싶어도 영업정지 공고와 관련된 구체적 규정이 없어 문제”라며 “서울시에 관련 법 개정을 건의하는 공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룸살롱#라마다서울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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