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 3년만에 폐지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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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인재로 키우겠다” 파격지원 약속으로 지역 우수학생들 뽑아놓고…
“재정 압박… 학사조직 개편” 날벼락 맞은 학생 115명… “헌신짝처럼 우릴 버리다니”

경북대가 2010년 신설된 글로벌인재학부를 폐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학생과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최고 인재를 양성하겠다며 의욕적으로 시작한 지 3년도 안 돼 폐지를 추진하는 것은 무책임하다는 것이다.

글로벌인재학부는 지역 인재의 수도권 유출을 막는 한편 지역에서도 글로벌 인재를 키울 수 있다는 의지를 갖고 출범했다. 입학생 전원에게 입학금과 등록금 전액, 기숙사 제공,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어학연수, 복수학위제 프로그램 등 파격적인 지원을 제시해 학생을 모집했다. 현재 재학생은 115명이다.

하지만 대학 본부는 올해 교육과학기술부 교육역량강화사업에서 탈락해 재정 압박이 심해져 학사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인재학부의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고 통합자율전공부와 합쳐 글로벌 자율전공부(가칭)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북대는 교육역량강화사업 지원으로 지난해 72억 원 등 최근 4년 동안 213억 원을 지원받았다.

하지만 학생들은 올 초부터 약속한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등 대학 측이 이미 인재학부 폐지를 위한 구체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생들은 “지금 글로벌 인재를 꿈꾸며 입학한 120여 명의 꿈이 짓밟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날마다 학부 존폐를 걱정하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 학생은 “경북대가 수차례 설명회를 통해 많은 혜택과 졸업 후 지원까지 제시해 서울권 대학 대신 과감히 글로벌인재학부를 선택했다”며 “그런데도 이렇게 무책임하게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치려고 하는 데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재정 압박이 심해졌다는 이유로 이 학부부터 없애려는 발상 자체가 한심할 뿐”이라고 비난했다.

김규원 경북대 교무처장은 “연구안이 나온 것일 뿐 폐지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학사조직 개편안을 내년에 적용하려면 6월 말까지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만큼 그때까지 구성원들의 의견을 최대한 모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와 비슷한 지원을 하고 있는 영남대 천마인재학부와 계명대 아담스칼리지(KAC), 대구가톨릭대 CU인재학부 등은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경북대#글로벌인재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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