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허리통증에 시달리던 캐나다의 대형 여성의류업체 회장이 병을 고치기 위해 한국 병원을 찾는다.
차병원 만성통증센터 안강 교수는 14일 “캐나다 여성의류업체 ‘나이가드 인터내셔널’의 피터 나이가드 회장(69·사진)이 다음 달 2일 진료 예약을 했다”고 말했다.
병원 측에 따르면 나이가드 회장은 재산이 8억1700만 달러(약 9394억 원)로 캐나다 70번째 부자다. 이번에도 300인승 보잉 727 전용기를 타고 방한한다. 그의 주치의 2명을 포함해 30여 명이 그를 수행할 예정. 병원은 나이가드 회장 일행의 방한과 치료에 100만 달러(약 11억4980만 원·왕복 기준)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정했다.
요추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을 앓아온 나이가드 회장은 지난해까지 홍콩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다른 병원과 치료법을 물색했다. 디스크 수술은 인공디스크와 나사못을 박는 데다 치료 이후에도 재발할 위험이 있다는 주치의의 설명에 줄기세포 치료에 기대를 걸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회사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고 스포츠 클리닉도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차병원이 줄기세포를 안전하게 보관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홍콩 병원에서 치료를 중단하고 한국 차병원으로 직행했다. 이어 병원에 줄기세포를 보관하고 검진센터에서 종합검진을 받았다.
당시 나이가드 회장의 디스크를 살펴본 안 교수는 “4, 5번 디스크 탈출로 디스크와 신경이 일부 붙어 있는 데다 허리뼈 관절이 비대해져 ‘당장은 줄기세포 치료가 어렵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그를 수행한 주치의들도 “줄기세포 치료가 의학적으로 폭넓은 검증을 받지 못했다”고 보고했다. 안 교수는 나이가드 회장이 캐나다로 돌아가기 직전 그의 주치의들에게 “디스크를 수술하지 않고 비(非)수술로 고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캐나다로 돌아간 뒤에도 나이가드 회장은 올해 주치의를 두 번에 걸쳐 한국에 보냈다. 주치의들은 차병원 만성통증센터의 의술을 직접 검증했다.
안 교수가 선보인 의술은 투시경하 염부 조직 박리술(FIMS)이란 새로운 치료법. 척추 근육을 영상촬영장치로 보면서 1.2mm 크기의 특수바늘로 찔러 좁아진 디스크 간격을 넓히고, 디스크에 붙은 인대와 신경을 떼어내는 시술이다. 요즘 국내의 척추전문병원에선 종종 시행되고 있다. 시술 시간이 1시간 내외로 짧고 치료 직후 퇴원할 수 있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주치의들은 ‘FIMS가 안전하고 치료 결과가 매우 뛰어나다는 결론을 내렸고, 나이가드 회장은 한국행을 최종 결정했다. 안 교수는 “주치의들이 2주일 이상 머물면서 차병원의 치료 과정을 세심하게 살펴봤다”며 “패션업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으로 한국 의술에 대한 신뢰도가 한층 높아질 뿐만 아니라 의료 한류도 순풍을 맞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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