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전남 여수 해안에 위치한 엑스포장에도 봄비가 내렸다. 여수엑스포 조직위원회는 평일 내린 얄궂은 봄비에 관람객이 줄까봐 노심초사했다. 가뜩이나 관람객이 기대치를 밑돌아 걱정이었는데 비까지 내려 마음을 졸인 것이다.
12일 93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한 여수엑스포의 첫 주말 흥행 성적은 초라했다. 개장 첫 주말인 12, 13일 관람객 수는 5만9607명이었다. 개막 첫 주말 20만 명에 달하는 관람객이 몰릴 것이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유치 관람객 목표인 1080만 명을 축소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그러나 여수엑스포 첫날 입장객은 총 유치 목표의 0.3% 수준이었다. 상하이와 아이치 엑스포 첫날 입장객 0.2%보다 높았다.
14일 관람객은 2만3495명으로 일요일인 전날 관람객 2만3947명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봄비에도 엑스포장에는 활력이 넘쳤다. 아쿠아리움 주제관 한국관 등 인기 전시관은 물론이고 해양산업기술관 등 생소한 전시관에도 줄이 늘어섰다.
엑스포는 점차 흥행의 싹이 트고 있다. 관람객 사이에서 엑스포 전시와 공연이 호평을 얻고 있고 점차 입소문도 타고 있다. 관람객 박모 씨(38·여)는 “가족과 함께 엑스포장을 돌아봤는데 전시관과 공연이 너무 재미있어 주변에 소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엑스포장에는 이날 일본인 관광객 500여 명을 태운 첫 국제 크루즈선이 입항했다. 엑스포 기간에 국제 크루즈 6척이 12회 입항할 예정이다. 또 중국 단체 관광객들을 태운 전세기가 조만간 잇따라 도착한다. 다만 운영 미숙과 입장권 요금체계 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입장권을 인터넷으로 예매한 사람들은 오랜 시간 기다려야 배달을 받는다. 26∼28일, 8월 10∼12일 입장권이 7000원 더 비싼 것에 대한 불만도 있다. 오후 입장객과 5000명 이하 단체 입장객에게 요금 할인혜택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상당수 여행사들은 단체 할인이 5000명 이상부터 된다는 점 때문에 엑스포 상품 운영을 꺼리고 있다.
여수는 왜구의 침략에서 조선을 지켜낸 이순신 장군의 전승지다. 여수엑스포는 여수라는 도시를 떠나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리는 국제 행사다. 조직위원회는 이런 의미를 살려 더 세심한 운영으로 관람객 유치에 힘을 쓰고 지역민들은 포근한 남도의 정을 보여줘야 한다. 초반 성적표에 낙담하지 말고 ‘재미 만점, 흥미 만점’의 엑스포를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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