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웨딩관광’ 제주서 팡파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1일 03시 00분


중국인 35쌍 합동결혼식
新관광산업 인프라 절실

예식장은 성산일출봉 9일 오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인 제주 성산일출봉에서 중국 헤이룽장 성 다칭 시 신혼부부 35쌍이 합동결혼식을 올린 뒤 부케를 하늘 높이 던지며 환호하고 있다. 이날 주례사는 우근민 제주지사와 지융 다칭미디어 회장이 맡았다. 서귀포=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예식장은 성산일출봉 9일 오전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인 제주 성산일출봉에서 중국 헤이룽장 성 다칭 시 신혼부부 35쌍이 합동결혼식을 올린 뒤 부케를 하늘 높이 던지며 환호하고 있다. 이날 주례사는 우근민 제주지사와 지융 다칭미디어 회장이 맡았다. 서귀포=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9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야외무대. 하얀 웨딩드레스를 차려입은 신부들이 한꺼번에 부케를 하늘로 던지며 환호했다. 중국인 신랑 신부 35쌍이 합동으로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이날 결혼 이벤트는 제주도가 마련한 축하공연에 이어 신랑 신부 입장으로 막이 올랐다. 제주자치경찰단 기마대가 호위하면서 세계자연유산이자 세계지질공원인 성산일출봉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의 시선도 집중됐다. 중국 헤이룽장(黑龍江) 성 다칭(大慶) 시 다칭방송국은 개국 1주년을 기념해 이 이벤트를 생방송으로 중국에 중계했다.

중국인 신부 뤄웨이(羅巍·27) 씨는 “올인과 대장금 같은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 제주에 와보고 싶어 이벤트에 참가했다”며 “TV보다 아름다워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신랑 허우즈제(侯志杰·31·회사원) 씨는 “결혼식이 감동적이어서 앞으로 자식을 낳으면 제주에서 결혼식을 할 것을 권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신랑 마유허(馬宥賀·26) 씨는 “결혼비용으로 20만 위안(약 3600만 원)이나 들어 다소 부담이 됐지만 그래도 평생 한 번뿐인 결혼을 위해 아낌없이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 신랑 신부는 결혼이벤트를 마친 뒤 외돌개 섭지코지 등 관광지를 둘러봤다.

이번 이벤트는 관광산업의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중국 웨딩관광’의 활성화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중국에서 연간 1000만 쌍이 결혼하고 지역별로 결혼 관련 박람회가 열리는 등 시장 규모가 120조 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중국인 결혼 관련 상품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숙제가 많다. 이번 이벤트에 참여한 신랑 신부들은 당초 웨딩드레스 대여, 웨딩촬영 등을 원했지만 제주에서 한꺼번에 해결할 수 없어 메이크업과 헤어 관리에 만족해야 했다. 제주 웨딩업계 관계자는 “제주에서 중국과 동남아 웨딩 이벤트 수요가 매년 두 배 이상으로 늘고 있는데 웨딩 관련 업계가 영세해 고객을 놓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와 제주관광공사는 여행사와 공동으로 웨딩여행상품을 개발해 인증제를 실시하는 등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중국 웨딩관광객 유치에 나섰다. 제주한라대 문성종 교수(관광경영)는 “중국의 ‘1가구 1자녀’ 정책으로 1980년대 태어난 세대들이 결혼적령기에 접어들면서 웨딩시장 규모가 급성장하고 있다”며 “제주로서는 1980년대 ‘신혼여행의 메카’라는 명성을 되찾을 좋은 기회이기 때문에 행정기관, 웨딩업계가 마케팅과 인프라를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귀포=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중국#웨딩관광#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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