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도 6만5000원… 기존 선사 반발…
7월로 운항 연기… 주민은 “불편 해소 시급”
소형여객선 3사 “운항 중단-법적 대응할 것”
인천과 백령도를 오가는 대형 여객선 운항 계획이 당초 3월 말에서 여름철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하는 7월 초순으로 지연된다. 운임도 6만5000원(성인 편도 기준)으로 올라 관광 활성화에 도움이 안 된다는 지적도 있다. 여기에 기존 여객 선사들은 공급 과잉으로 도산이 우려된다며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 백령도 주민 대형 여객선 운항 절실
인천과 백령도를 잇는 항로에는 현재 청해진해운 등 3개 선사의 300∼400t급 소형 여객선 3척이 하루 3회 운항되고 있다. 그러나 잦은 폭풍과 높은 파도로 1년 365일 가운데 79일가량 배가 뜨지 못해 섬 주민과 관광객이 불편을 겪는다.
백령도 주민 이모 씨(59)는 “높은 파도로 배가 뜨지 못해 친구 장례식과 조카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한 기억이 요즘도 문득 생각이 난다”며 “발이 묶인 섬 주민들의 심적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일부 주민은 폭풍과 높은 파도로 배가 운항되지 못할 때 배의 속도가 느리고 덕적도를 경유하는 대형 운반선(화물선)에 승용차를 싣고 24시간의 긴 운항 시간을 감내하며 육지(인천)로 나오고 있다. 게다가 열악한 의료시설로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신속한 대처가 어려워 대형 여객선 운항이 절실하다.
이에 따라 인천시와 옹진군은 2010년부터 인천에서 222km 떨어진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에 대형 여객선(카페리호)의 운항을 추진해 왔다.
백령도와 대청도 주민들은 지난해 9월 국토해양부가 주최한 연안여객운송사업 면허제도 개편 방안 공청회에 참석해 고단한 삶을 설명했다. 또 대형 여객선 운항 요건 완화를 위한 관련법 개정에 주민 5651명(19세 이상) 가운데 3785명이 서명해 국토부에 제출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올 2월 해운법 시행규칙에서 수송수요기준(평균 탑재율)이 35%에서 25%로 완화돼 대형 여객선 운항의 길이 열렸다.
○ 기존 선사 반발, 요금도 비싸
인천∼백령도에 7월 초부터 대형 여객선(2071t)이 운항되면 운항 시간은 4시간에서 3시간 반으로 30분 단축된다. 정원은 564명이고 차량도 68대 실을 수 있다.
인천지방해양항만청은 최근 인천∼백령도 항로에 대형 여객선 취항을 신청한 ㈜JH페리에 조건부 면허를 발급했다.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접안시설의 안전성을 확보하고 대형 여객선이 이용할 백령도 용기포 신항에 터미널 시설을 갖추는 조건이다.
하지만 여객선 운임이 크게 올라 관광 활성화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JH페리는 당초 인천∼백령도 운임을 7만2000원(편도 성인 기준)으로 결정했다가 옹진군과 인천항만청, 주민들이 비싸다는 의견을 보이자 6만5000원으로 운임을 신청했다.
인천시민은 50% 할인혜택을 받지만 외지인은 제값을 내야 해 백령도 관광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현재 운항하는 여객선의 운임은 5만5900원이다.
이 항로를 운항하던 기존 3개 여객선사는 대형 여객선이 운항될 경우 공급 과잉에 따른 도산이 우려된다며 운항 중단 요구는 물론이고 법적 대응도 고려하겠다는 태도다.
3개 선사는 2010년부터 2011년 8월까지 대형 여객선 운항을 놓고 시와 수십 차례 협의를 했다. 선사들은 대형 여객선 도입과 운항에 따른 적자 보전 방안을 시에서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재정난을 겪고 있는 시가 선사의 적자를 보전하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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