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쇠구슬… 심심해서 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6일 03시 00분


서울 강남서 차량이용 난사
경찰, CCTV추적 40대男 체포

“심심해서 그랬습니다.”

11일 오후 5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서울 강남구 논현동과 청담동 신사동 일대를 차량으로 누비며 쇠구슬을 난사했던 백모 씨(42).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추적해 14일 서울 강북구 인수동 백 씨의 집에서 그를 검거했다. 하지만 경찰 조사에서 백 씨는 “내가 저지른 범죄는 일부 인정한다”면서도 “심심해서 쇠구슬을 쏘았을 뿐이다”라며 철없는 반응을 보였다. 백 씨의 범행 때문에 이날 상가 13곳과 차량 3대의 유리창이 깨졌고 무차별적 범행에 시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하지만 경찰이 확보한 증거는 단지 “심심해서”라는 백 씨 진술과 달리 미리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임을 보여주고 있다. 백 씨는 청계천에서 모의총기와 탄창 등을 구입한 뒤 검은색 그랜저 차량을 이용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그의 집에서는 모의총기 2정과 비비탄·쇠구슬 탄창 5개가 발견됐다. 경찰은 강남 외에도 자유로와 마포구, 인천에서 발생한 쇠구슬 테러가 그의 소행인지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을 타고 다니며 쇠구슬을 쏜 것으로 볼 때 공범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며 “백 씨가 계속 진술을 번복하는 등 신빙성이 떨어져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15일 백 씨를 특수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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