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불길이 치솟았는데 일가족 3명을 살해한 살인 방화 용의자는 전혀 다치지 않아 의문이 커지고 있다. 과연 어떻게 불을 질렀을까?
전남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순천시 덕월동 한 빌라에서 일가족 3명을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설모 씨(41)는 방화 과정에서 전혀 화상을 입지 않았다. 경찰은 설 씨가 지난달 25일부터 이틀 동안 빌라에서 김모 씨(42·여)와 김 씨의 둘째 아들(8), 큰아들(22)을 차례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26일 집 안에 휘발유 20L를 뿌려 불을 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가 휘발유 유증기 폭발로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집 내부에 설치된 도시가스 밸브가 파손돼 있어 설 씨가 고의적으로 화재 확산을 위해 가스 밸브를 훼손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휘발유 유증기에 의한 순간 폭발에도 설 씨가 전혀 몸을 다치지 않은 원인을 수사하고 있다. 설 씨가 자신은 다치지 않고 천천히 불이 나도록 하는 수법을 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제품 등 뭔가를 설치해 지연발화를 유도했을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설 씨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며 “설 씨가 치밀한 범행을 TV나 인터넷 등으로 학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설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설 씨의 치밀한 방화는 엉뚱하게 이웃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위층에 살던 김모 씨(47·여)가 연기를 많이 마셔 16일째 의식불명 상태다. 김 씨의 딸(23) 등 6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고 이웃 5가구는 화재로 그을려 입주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4가구는 화재보험에 가입이 되지 않아 복구비용을 모두 피해자들이 부담해야 할 처지다. 순천시 관계자는 “방화로 이웃들이 피해를 봤지만 복구비용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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