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휘발유 폭발에도 멀쩡한 방화살해범, 어떻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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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 일가족 살인사건, 방화수법 의문 커져
연기 마신 이웃 중태

휘발유 유증기가 폭발하면서 불길이 치솟았는데 일가족 3명을 살해한 살인 방화 용의자는 전혀 다치지 않아 의문이 커지고 있다. 과연 어떻게 불을 질렀을까?

전남 순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순천시 덕월동 한 빌라에서 일가족 3명을 살해한 뒤 범행을 은폐하기 불을 지른 혐의를 받고 있는 설모 씨(41)는 방화 과정에서 전혀 화상을 입지 않았다. 경찰은 설 씨가 지난달 25일부터 이틀 동안 빌라에서 김모 씨(42·여)와 김 씨의 둘째 아들(8), 큰아들(22)을 차례로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26일 집 안에 휘발유 20L를 뿌려 불을 지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화재가 휘발유 유증기 폭발로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집 내부에 설치된 도시가스 밸브가 파손돼 있어 설 씨가 고의적으로 화재 확산을 위해 가스 밸브를 훼손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휘발유 유증기에 의한 순간 폭발에도 설 씨가 전혀 몸을 다치지 않은 원인을 수사하고 있다. 설 씨가 자신은 다치지 않고 천천히 불이 나도록 하는 수법을 썼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전기제품 등 뭔가를 설치해 지연발화를 유도했을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설 씨가 범행 일체를 부인하고 있다”며 “설 씨가 치밀한 범행을 TV나 인터넷 등으로 학습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설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설 씨의 치밀한 방화는 엉뚱하게 이웃들에게 큰 피해를 입혔다. 위층에 살던 김모 씨(47·여)가 연기를 많이 마셔 16일째 의식불명 상태다. 김 씨의 딸(23) 등 6명이 병원 치료를 받았고 이웃 5가구는 화재로 그을려 입주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4가구는 화재보험에 가입이 되지 않아 복구비용을 모두 피해자들이 부담해야 할 처지다. 순천시 관계자는 “방화로 이웃들이 피해를 봤지만 복구비용 지원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순천경찰서#일가족방화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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