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 격전지]울산 동, 현대重 직원 표심잡기 공방

  • 동아일보

울산 동구 선거전에는 현대중공업 직원들의 표심이 결정적 영향을 끼친다. 현대중공업 본사가 위치해 있는 이곳은 유권자(17만3051명) 70% 이상이 현대중공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돼 있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몽준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대표가 18대 총선에서 서울 동작을로 지역구를 옮기기 전까지 13대부터 내리 5선을 했다.

18대 총선에서도 정 전 대표 사무국장 출신인 안효대 의원이 당선됐다. 하지만 2000년 지방선거 이후부터 조금씩 ‘이상기류’가 나타났다. 구청장은 물론이고 지방의원에 진보진영 후보가 대거 당선된 것이다.

이번 선거는 재선에 도전하는 새누리당 현역인 안 후보와 울산시의원 출신인 통합진보당 이은주 후보 간 양강 구도다. 울산방송(UBC)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안 후보가 41.2%, 이 후보가 24%로 나타났다. 이들 외에도 자유선진당 김지준 후보, 무소속은 박정주 김덕웅 후보가 출마했지만 당선권과는 거리가 있다.

안 후보는 현대중공업에 15년간 근무하다 1995년 1월 정 전 대표 사무국 간부로 발탁된 뒤 정치에 입문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으로 해외 출장이 잦은 정 전 대표를 대신해 안 후보가 적극적으로 지역구를 관리하면서 ‘정몽준 대리인’이라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안 후보는 “의정활동을 열심히 해 자랑스러운 국회의원상, 정책개발 우수의원 등 의정활동 3관왕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통진당 비정규직 권리찾기운동본부장을 맡고 있다. 이 후보가 울산시의회 환경복지위원장을 맡았을 당시엔 울산시가 발의한 고유황유 허용 조례 개정안을 상정하지 않아 시의회가 파행 운영되기도 했다. 시의원을 중도사퇴하고 총선에 출마한 것에 대해 “지지해준 주민들에게 송구스럽다”며 “책임정치 차원에서 통진당은 시의원 보궐선거 후보를 내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때 ‘한국 노동운동의 메카’로 불렸던 이 지역 선거전은 새누리당 안 후보가 다소 앞선 가운데 야풍(野風) 강도에 따라 이 후보 득표율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총선#격전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